“유니클로에 밀린 줄 알았더니”…토종 SPA브랜드 매출 3배 끌어올린 사장님, 알고보니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2024. 11. 5. 21: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년전 1천억까지 밀렸던 매출
작년 李사장 컴백, 3천억 달성
K팝·판다 협업 MZ 공략 성공
올해도 판매 성장세 지속중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삼성물산 이서현 사장이 이끄는 ‘에잇세컨즈’가 불황을 뚫고 부활해 주목된다. 코로나 직전 1000억원대로 떨어졌던 매출이 최근 들어 큰 폭 반등하는 등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캐주얼 SPA 브랜드다. SPA란 의류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유통, 판매까지 일원화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브랜드를 말한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잇세컨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5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서현 사장이 2012년 직접 출시한 브랜드다. 일본 대표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 대항마로 이 사장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업계에선 이 사장이 에잇세컨즈에 갖는 애정이 남다를 것이라는 이유로 이 사장이 패션 부문, 특히 에잇세컨즈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기대가 컸다.

때마침 시기도 적절했다. 론칭 초기인 2015~2016년 에잇세컨즈는 투자 대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해 삼성물산 영업손실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엔데믹 이후 반등하며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올라섰다. 나날이 치솟는 물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SPA 브랜드에 대한 고객 선호가 늘어난 덕분이다.

실제로 2019년 1000억원 대로 뚝 떨어졌던 에잇세컨즈의 매출은 지난해 3000억원 수준으로 4년 만에 3배가량 성장했다.

에잇세컨즈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중으로, 지난 2021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30%, 2022년에도 30%, 2023년에는 10% 이상 늘었다. 올해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부진한 상황이지만 이런 기운 데서도 에잇세컨즈는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에잇세컨즈 반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준서 패션부문장(부사장)이 계속해 패션부문 실무를 맡아 이서현 사장과 손발을 맞추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사장이 복귀한 작년부터 에잇세컨즈는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리뉴얼 및 확장 오픈을 진행 중이다.

특히 해외 관광객 방문 빈도가 높은 상권에 신규 매장을 개점하면서 해외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진출 초석을 닦고 있다. 이에 2021년 62개였던 매장 수가 2022년 69개, 2023년 71개, 올 들어선 78개로 늘었다.

에잇세컨즈 반등의 이유로는 주요 고객인 10~20대 젊은 층을 겨냥한 활발한 마케팅 전략이 꼽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브랜드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인 만큼, 10~20대 고객 선호가 높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협업을 강화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젊은 층과 소통 중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K팝이나 K캐릭터와의 협업이다. 한류 기반 팬덤을 활용하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고객들의 이목까지 사로잡고 있다.

일례로 올해 에잇세컨즈는 젊은 층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밴드 ‘데이식스(DAY6)’와 브랜드 캠페인에 나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월드 클래스 모델 ‘신현지’,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리트우먼파이터에 출연한 댄서 ‘레드릭’과 ‘카프리’ 등 MZ세대 사이에서 화제성 높은 셀럽들과 적극 협업하는 행보를 보였다.

올해는 또 작년 히트 상품이었던 판다 가족 ‘바오패밀리’와 협업 상품도 새로 출시했다. 지난해 에버랜드와 함께 출시한 바오패밀리 협업 컬렉션이 판매율 90%가 넘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던 덕이다.

현재 삼성물산은 에잇세컨즈의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IR 자료에서도 올해 중점 전략 중 하나가 ‘에잇세컨즈의 내년 해외 진출’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에잇세컨즈가 중국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릴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앞서 에잇세컨즈는 2016년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인 에잇세컨즈 상하이와 에잇세컨즈 상하이 트레이딩을 설립하며 본격 진출했다. 당시 중국 온라인몰 입점을 시작으로 상하이에 1100평 규모의 매장까지 오픈했으나 사드 직격탄을 맞아 2016년부터 3년간 330억원의 적자를 내고 끝내 철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에잇세컨즈의 글로벌 사업을 지속적으로 준비해왔다”면서 “아시아 중심으로 진출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오픈 시점이나 국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매출액이 43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1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4% 줄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