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알약 한 개면 운동 완료?"...공복상태 10km 달린 것과 맞먹어, 진짜?

한건필 2024. 11. 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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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연구진 개발한 라케(LaKe) 등 운동 대체 약물(미메틱스) 여럿 있지만 온전한 운동효과엔 못 미쳐
몇 주 전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진은

몇 주 전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진은 "공복 상태에서 10km를 고속으로 달리는 것과 같은 대사 상태에 도달하게 해준다"며 라케(LaKe)라는 약물 개발을 발표했다. 과연 알약 하나로 그러한 운동효과가 모방될 수 있을까? 운동이 가져다주는 유익한 효과를 온전히 모방할 순 없다며 영국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라케와 같은 약물을 미메틱스(mimetics)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땀을 흘릴 필요 없이 운동할 때 발생하는 생물학적 효과를 모방하는 약물이라는 의미다. 2008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솔크 연구소는 당 대신 지방을 연소하도록 주요 유전자에 신호를 보내는 GW501516(이하 516)이라는 약물을 소개했다. 이 약물은 설치류 실험동물이 평소의 한계를 넘어 더 오래 달릴 수 있도록 도와줬다.

'카우치 포테이토 마우스'와 '랜스 암스트롱 마우스'라는 이름의 한 쌍의 설치류가 그 실험 대상이었다. 모두 지방이 많고 당분이 많은 펠릿 식단을 제공받았고 매일 같은 양의 신체활동을 하게 해다. 랜스 암스트롱 마우스에겐 516이 제공됐고 카우치 포테이토 마우스에겐 제공되지 않았다.

그 결과 랜스 암스트롱 마우스의 지구력이 현저히 높아졌고 훨씬 더 날씬하게 유지됐다. 이후 516의 변종인 인듀라볼(Endurabol)로 알려진 금지 약물로 빠르게 암시장에 출시됐다. 세계반도핑기구가 그 안전성에 대해 경고했음에도 또 다른 미메틱스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015년 처음 소개된 '컴파운드 14'는 처음엔 질병치료제로 개발되다 비만 쥐의 공복 혈당 수치를 낮추고 인슐린 민감성인 내당능을 개선하며 체중 감소를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후 일반적으로 저항성 운동을 하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화학 물질인 락-페(Lac-Phe)와 신진대사와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SLU-PP-332라는 화합물도 개발됐다. SLU-PP-332를 복용한 설치류는 이전보다 50% 더 멀리 달릴 수 있었다.

라케는 아직 생쥐 연구 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사람에게 전달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물질은 먼저 고강도 운동 후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효과를 모방해 체내 젖산염의 급격한 증가를 유도한 다음 베타-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BHB)라는 화학물질의 점진적인 증가를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BHB는 간에서 지방산으로부터 합성돼 포도당이 부족할 때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화학물질인 케톤체의 일종이다. 여기서 '공복 달리기'라는 개념에서 유래한 것이다.

젖산염의 급증과 BHB의 점진적 증가라는 두 가지 변화는 지방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체내를 떠도는 유리지방산(FFA)의 혈중 수치를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게 만든다. 이는 공복 운동에서 기대되는 효과이며 장기적으로 심장병, 뇌졸중, 제2형 당뇨병 같은 질병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설치류 실험 대상에서 암세포의 빠른 성장을 촉진했던 516의 초기 버전과는 달리 독성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유망해 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간단해도 되는 걸까?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운동은 신체의 거의 모든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며, 이해하기에는 아직 멀었다. 약 260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분자 수준에서 운동의 영향을 이해하는 데 전념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그램이 아직 진행 중이다. 위에서 언급한 많은 약물이 이러한 효과를 모방할 수 있으며 정부의 승인을 받은 위고비와 젭바운드 같은 약물과 함께 사용하면 여러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보충제에는 한계가 있다. 운동은 골밀도 개선부터 수면 개선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후속 효과가 있는 전신 경험이다. 운동은 기분과 자존감을 높이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모든 효과는 여러 가지 생물학적 효과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이뤄진다. 과학이 약으로 이러한 효과를 모두 모방할 수 있다 해도 친구와 함께 5km를 달리거나 스쿼트 운동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는 심리적 이점을 재현하기는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운동의 가장 유익한 효과를 인간에게 재현할 수 있는 안전한 약물을 찾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러한 약물이 존재한다면 노인, 질병, 질병, 기타 방법으로 실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유용할 것이다.

수술 후 회복 중인 사람들이나 우주여행 궤도에 있는 동안 운동하더라도 신체가 미세 중력에서 덜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뼈 손실과 근육 낭비를 겪는 우주비행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가벼운 산책이나 몇 번의 스쿼트의 이점을 약으로 흉내 내기 어려울 뿐더러 약 없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언젠가는 운동을 알약 형태로 복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훨씬 더 쉽게 길을 떠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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