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이겨야만 한다…‘초박빙’ 펜실베이니아 달군 마지막 유세
“멕시코 국경 봉쇄할 것” 트럼프, 이민자 갈라치기 이어가
“동료 미국인을 적이 아닌 이웃으로 보는 새로운 앞날로 나아가야 한다.”(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내일 여러분은 ‘더는 못 참겠다. 카멀라, 넌 해고야’라고 말해야 한다.”(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미 대통령 선거일 하루 전인 4일(현지시간) 두 후보는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에서 마지막 유세 대결을 펼쳤다. 1%포인트 내외 초박빙 양상인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에서 두 후보 지지율은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승리의 필수 관문을 차지하기 위해 양쪽 모두 막판까지 사활을 건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혼란과 조 바이든 정부의 실정을 공격하며 “미국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재임기 임명된 연방대법관들로 인해 후퇴한 임신중지권 복원을 강조하며 “미국은 새로운 시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둘 다 펜실베이니아 표심을 좌우할 변수로 급부상한 푸에르토리코계 등 히스패닉 유권자 공략에 주력했다.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는 펜실베이니아에만 약 47만명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 찬조 연설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 등 발언을 겨냥해 “나는 오랫동안 푸에르토리코와 그곳 주민들에게 헌신해왔다”고 공세했다.
푸에르토리코계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도 동행해 “이것은 단지 푸에르토리코인만이 아니라 트럼프가 흑인, 여성, 노동자 등 모두를 다루는 방식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레딩과 피츠버그를 찾은 트럼프 전 대통령도 푸에르토리코 출신이자 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 선수였던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아들을 무대 위로 불러올리며 “나는 푸에르토리코를 사랑한다”고 외치는 등 ‘쓰레기’ 발언을 만회하려 안간힘을 썼다.
해리스 부통령은 스크랜턴에서 시작해 레딩, 앨런타운, 피츠버그, 필라델피아까지 인구 1~5위 도시를 누볐다.
자정 가까운 시각에 필라델피아미술관 앞에서 열린 유세에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소개를 받고 등장한 그는 영화 <록키>에 나온 계단을 언급하며 “이곳은 언더독(약자)에서 승리로 올라가는 이들에 대한 헌정”이라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 앞서 최근 해리스 부통령이 맹추격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를 3일 연속 찾았다. 그는 무단 이주자 급증을 비판하며 “우리는 침공, 점령, 정복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취임 첫날 멕시코와 접한 국경을 봉쇄하겠다면서 멕시코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를 25%에서 시작해 100%까지 올리겠다”고 했다.
경합주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날 공개된 더힐·에머슨대 여론조사(10월30일~11월2일) 결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각 1%포인트), 애리조나(2%포인트) 4개 주에서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2%포인트)에서 앞섰고, 네바다와 위스콘신은 동률이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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