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쓰레기 섬?”…푸에르토리코 사상 첫 ‘독립당’ 돌풍
트럼프 측 찬조 연설 비하에
지사 선거 제3당 이례적 약진
미국 주 편입·연방제·독립
주민 지지투표도 함께 진행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푸에르토리코 지사 선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독립’과 ‘반식민주의’를 내건 제3당의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과거 스페인 식민지였던 푸에르토리코는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미국 영토로 편입된 미 자치령으로, 최근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찬조 연설자가 “쓰레기 섬”이라고 비하해 거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에선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지사와 자치의회 상·하원 의원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푸에르토리코 지사 선거는 미 대선과 같은 날 진행돼 그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대선 막판 불거진 ‘쓰레기 섬’ 논란과 함께 제3정당인 독립당 후보의 약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지사 선거엔 공화당 계열 신진보당의 제니퍼 곤살레스 콜론 후보(48), 민주당 계열 대중민주당의 헤수스 마누엘 오르티스 후보(46), 독립당과 시민승리운동 연합의 후보로 나선 후안 달마우 후보(51·사진)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선 곤살레스 콜론 후보와 달마우 후보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지난 70년간 신진보당과 대중민주당이 번갈아 지사직을 맡으며 정치 권력을 양분해왔던 것에 비춰 보면, 제3당인 독립당 후보의 돌풍은 이례적이다. 특히 45세 이하 젊은 유권자들이 압도적으로 달마우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에르토리코 정치는 이곳의 ‘미국 내 지위’와 관련해 어떤 형태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재편돼왔다.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미국법의 적용을 받는 시민권자지만, 미국 선거의 투표권을 갖고 있지는 않다.
공화당 계열의 신진보당은 미국의 51번째주 편입을, 민주당 계열 대중민주당은 자치령이라는 현상 유지를, 독립당은 독립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미 본토와 섬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미국 시민권자라는 지위 때문에 그간 독립론은 소수 주장에 그쳐왔으나, 달마우 후보가 이변을 일으킨다면 독립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지사 선거와 함께 푸에르토리코 유권자들은 미국 주 편입, 완전한 독립, 연방 형태의 독립 중 어떤 형태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주민 투표도 함께 진행하게 된다.
푸에르토리코 지위를 놓고 주민 투표가 시행되는 것은 1967년 이후 이번이 7번째지만, 투표 결과에 구속력은 없다.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푸에르토리코 지위 변경을 위해선 미 연방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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