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프로야구만 ‘의무’입니다
프로농구 경기 전 국민의례가 이번 시즌부터 자율화된다.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국가 의식을 강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변화다.
경기 전 국민의례는 한국 프로농구가 창설된 1997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28년간 의무사항이었다. 애국가가 나오면 선수와 코치진은 물론 관중까지 태극기를 향해 서야 했다. 외국인 선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과거 창원 LG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은 2015년 국민의례 도중 스트레칭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넘겨졌고 끝내 팀에서 퇴출당했다.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의 국민의례가 지나친 국가주의 의식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가대항전이 아닌 상업적 목적의 스포츠 경기에서 국민의례를 강제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KBL리그는 이사진 심의를 거쳐 2024~2025시즌부터 경기 전 국민의례 여부를 구단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KBL 관계자는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국민의례가 많이 없어지는 추세이니 구단이 의식 진행 여부를 선택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의무 규정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창원 LG와 대구 한국가스공사, 서울 삼성 등 3개 구단은 이번 시즌부터 홈경기 전 국민의례를 하지 않는다. LG 관계자는 “국가대항전이 아닌 프로 경기에서 국민의례를 하는 게 맞냐는 의견도 있었고 선수들이 몸을 푸는 중간에 흐름이 끊기기도 해서 의식을 없앴다”고 밝혔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개막전과 폐막전 등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에서만 국민의례를 하고 그 외에는 안 하기로 했다”며 “국민의례를 하지 않으니 분위기가 더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경기 분위기가 끊길 수 있어서 국민의례를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율화 이후에도 여전히 국민의례를 하는 구단이 더 많다. 오랜 관례이니만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제 한국 4대 프로 스포츠 중 국민의례를 의무적으로 행하는 종목은 야구뿐이다. KBO리그 규정의 ‘경기 운영 중 선수단 행동 관련 지침’에 따르면 경기 개시 직전에 애국가가 방송될 때 벤치에 있는 선수는 앞으로 나와 정렬하며, 기타 경기장 내 심판위원과 선수는 모자를 벗고 왼쪽 가슴 위에 손을 얹어야 한다. 연주가 종료될 때까지 개인 돌출행동은 금지된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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