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 위기에서 구한 은행나무…자연유산 보존의 상징
[KBS 대구] [앵커]
안동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는데요.
댐 건설로 한때 물에 잠길 위기를 맞았지만 마을 주민들의 요구로 같은 자리에서 높여 심는 방식으로 30년 동안 잘 보존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웅장한 자태의 나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높이 37미터에 나무 둘레만 14미터가 넘습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입니다.
수령 760년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됐습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던 이 나무는 1985년, 안동 임하댐 건설 계획으로 9미터 정도가 물에 잠길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데 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나무 구출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일반적인 옮겨심기 대신에 나무 아랫부분에 15미터 높이의 흙을 쌓아 올려 있던 자리에서 높여 심는 이른바 '상식'이 적용됐습니다.
5백 톤 무게의 나무를 하루 20~30센티미터씩 끌어 올려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꼬박 4년, 사업비 25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은행나무가 새 땅에 뿌리 내린 지 어느덧 30년이 됐습니다.
[조운연/국가유산청 자연유산위원회 위원 : "이 나무를 다른 곳에 옮겼을 때는 문화재적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것을 그 자리에서 올려 심은 겁니다. 그것이 아주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감회가 남다릅니다.
[권오선/안동시 용계리 : "많은 사람들이 여기 와서 안식처를 가졌던 아주 좋은 나무였습니다. 큰 나무를 살릴 수 있겠나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살아서 (기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이식된 나무 사례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용계리 은행나무, 국가유산청은 은행나무 사례를 자연유산 보존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김지홍 기자 (k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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