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직보’ 의혹 여론조사 당일… 명태균, 아크로비스타 인근 호텔 예약

임선응 2024. 11. 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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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선거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보고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쏟아지며, 윤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대선 기간 명 씨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자택인 강남 ‘아크로비스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호텔에 숙박을 예약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윤석열 후보 또는 캠프 측, 나아가 김건희 여사에게까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결과가 보고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2년 3월 3일 오후 1시 16분: 명태균, ‘윤석열 직보’ 의혹 여론조사 독촉

대통령 선거일을 엿새 앞둔 2022년 3월 3일, 오후 1시 16분. 명태균 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통화에서 명 씨는 “윤석열 총장으로부터 문자가 왔다”며 “여론조사 보고서가 오늘 중으로 다 나와야 된다”고 말했다.

●명태균 / 오늘 (여론조사 결과) 다 뽑아줘야 돼요. 윤석열 총장이 문자가 왔네.
○강혜경 / 알겠습니다.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2천 300개 지금 찼거든요.
●명태균 / 네?
○강혜경 / 2천 200개 정도 찼거든요. 한 2시 반…
●명태균 / 네, 보고서 하고 오늘 다 나와야 돼요.

- 2022년 3월 3일 오후 1시 16분 통화

2022년 3월 3일 오후 3시: 명태균 명의 예약 비행기... 서울로 출발

전화를 끊고 약 1시간 반이 지난 오후 3시. 명 씨 이름으로 예약된 비행기가 김해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했다.

▲명태균 씨 이름으로 예매 완료된 2022년 3월 3일 오후 3시 서울행 항공권

2022년 3월 3일 밤 9시 36분: 명태균 “서울 강남의 S호텔 잡아달라”

이로부터 6시간 반이 지난 밤 9시 36분. 명 씨가 강 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호텔을 잡아달라”고 지시했다.

○강혜경 / 여보세요?
●명태균 / 그 S호텔 있죠.
○강혜경 / 네.
●명태균 / 방 하나만 잡아줘요.
○강혜경 / 알겠습니다.

- 2022년 3월 3일 밤 9시 36분 통화

10분 뒤, 명 씨의 지시대로 강 씨는 숙박업소 예약 플랫폼을 이용해 호텔 숙박을 예약하고 카드로 결제했다. 

그런데, 명태균 씨가 예약을 지시한 호텔의 위치가 예사롭지 않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S호텔. 당시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와 차로 10여 분 거리였다. 또한, 뉴스타파의 취재를 통해 윤석열 후보의 대선 불법 선거 사무소 의혹을 받는 모 화랑과 차로 10여 분 거리였다.

▲명태균 씨의 지시대로 강혜경 씨가 2022년 3웡 3일, 숙박 예약 플랫폼을 통해 서울 강남의 호텔을 예약하고 결제한 영수증 

‘윤석열 직보’ 의혹 여론조사 나온 날… 명태균, 아크로비스타 주변 호텔 예약

2022년 3월 3일, 명태균 씨의 행적을 복기하면 이렇다. ①번에서 ②번까지는 이미 밝혀진 내용이고, 뉴스타파 취재로 ③번과 ④번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① 대선 6일 전이자, 여론조사 당일인 2022년 3월 3일 오후 1시 16분: 명태균 씨는 강혜경 씨에게 윤석열 후보에게 문자가 왔다며 여론조사 작업을 독촉하는 전화를 했다.  

② 2022년 3월 3일 오후 3시: 명 씨 이름으로 예약된 서울행 비행기가 출발했다.

③ 이로부터 약 6시간 반 뒤인 밤 9시 36분: 명 씨의 지시로 강 씨가 서울 강남의 S호텔 숙박을 예약했다.  

④ S호텔: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자택은 물론 불법 선거 사무소 의혹을 받는 곳과 차로 10여 분 거리의 호텔이었다.

그런데 대선 기간, 아크로비스타 등과 가까운 강남의 S호텔을 예약해 달라는 명태균 씨의 지시는 2022년 3월 3일, 한 번이 아니었다.

2022년 1월, ‘위기의 윤석열’… 명태균, 여론조사와 함께 또다시 ‘S호텔’ 숙박 예약

대선을 두 달 앞둔 2022년 1월. 새해 들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1월 3일, 윤 후보는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했고, 이틀 뒤인 1월 5일에는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기에 이른다.  

윤석열 후보에게 절체절명의 상황이 이어지던 1월 7일, 명태균 씨가 비공표 여론조사를 돌렸다. 여론조사 내용은 ‘야권 후보 단일화’였다. 

이틀 뒤인 1월 9일, 윤석열 후보는 선거 유세 등 공개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오후 1시 22분. 명태균 씨가 강 씨에게 전화를 걸어, 또다시 강남구 역삼동의 S호텔을 예약하라고 지시한다.

●명태균 / 그 S호텔 있죠?
○강혜경 / 예.
●명태균 / 강남 S호텔.
○강혜경 / 네.
●명태균 / 그거 좀 예약 좀 해줄래요?
○강혜경 / 알겠습니다.
●명태균 / 트윈 (베드) 8층으로 해갖고. (홀수, 홀수)
- 2022년 1월 9일 오후 1시 22분

5분 뒤, 이번에도 명 씨의 지시대로 강 씨가 숙박 예약 플랫폼을 통해 호텔 예약 및 결제를 완료했다.

차고 넘치는 명태균 여론조사의 ‘윤석열 직보’ 정황… 핵심은 ‘정치자금법’ 위반 

뉴스타파는 일명 ‘명태균 게이트’를 둘러싸고, 윤석열 후보 등이 명태균 씨의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직접 보고받은 여러 정황을 계속 보도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음을 암시하는 명태균 씨의 통화녹음과 ▲이와 관련한 윤석열 후보 캠프 관계자의 내부 증언을 비롯해 ▲대선 전날, 윤석열 후보에게 직접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은 ‘명태균 메모장’ 파일도 최초로 공개했다. (관련 프로젝트: ‘명태균 게이트’ 추적)

특히 ▲대통령 선거일에 임박해 명태균 씨 이름으로 예약된 서울행 비행기 티켓을 확인한 데 이어,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자택인 아크로비스타 등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강남의 S호텔 예약을 명 씨가 지시한 사실까지 새로 확인되면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결과가 윤석열 후보 또는 캠프 측, 나아가 김건희 여사에게 보고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다.

뉴스타파가 윤석열 후보 등이 일명 ‘명태균 여론조사’를 직접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이유는 하나다. 바로 이 보고 여부가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인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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