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학생과 시민이 만든 뮤지컬 ‘장 담그는 날’

KBS 지역국 2024. 11. 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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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이번 주말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아주 특별한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는데요.

100년 전통의 장맛을 자랑하는 최 씨 종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힐링 가족 뮤지컬 '장 담그는 날'!

배우는 우리 지역 대학생과 평범한 시민들입니다.

한 번도 뮤지컬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학생들도, 쉰 살이 넘은 평범한 직장인도 있다는데요.

꿈의 무대를 앞두고 일곱 달에 걸쳐 호흡을 맞추며 전문 배우로 거듭난 그들의 막바지 연습 현장으로 안내합니다.

창원 3·15아트센터.

경남대학교 학생들이 양손 가득 짐을 옮기는데요.

뮤지컬 연습을 앞두고 공연 소품들을 하나하나 점검합니다.

소품 대부분 직접 발품을 팔아 구하거나 손수 만들었는데요.

[강수지/경남대 디지털공연영상학과 학생 : "뮤지컬 참여한 게 이번에 처음인데, 의상소품팀 준비하면서 직접 몸으로 해 보면서 하는 게 수업에서 못 배웠던 것들을 다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연습 시간이 되자 배우들이 연습실로 모여듭니다.

오늘은 의상과 소품을 제대로 갖추고 실제 공연같이 연습하는 날이라 긴장감이 더한데요.

[이동선/경남대 디지털공연영상학과 학생 : "시민 배우들이 구해오거나 아니면 소품팀이 직접 준비해 줘 지금 입고 있습니다. 옷을 이제 받아서 입으니까 약간 느낌이 더 나고, 조금 더 (연기) 욕심도 나죠."]

의상을 갖춰 입자 순식간에 배우로 변신합니다.

["자 들어가겠습니다~ 하이 큐!"]

이 뮤지컬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민·관·학 협력 프로젝트인데요.

경남대학교 디지털공연영상학과 학생과 창원문화재단 뮤지컬아카데미 수강생 등 일반인 25명이 지난 4월부터 일곱 달 동안 준비했습니다.

한쪽에서 다음 장면을 준비하는 김정아 씨.

잠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대본은 벌써 세 번째 인쇄한 건데요.

밑줄 긋고 빼곡히 적힌 메모들. 빈틈없는 대본에는 노력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김정아 씨는 창원의 한 조선업체에서 도장일을 하는 직장인입니다.

정신없이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어 쉰 살이 훌쩍 넘어 창원문화재단의 뮤지컬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낮에는 직장 저녁에는 배우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김정아/시민배우 : "처음으로 나이 57에 나도 내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은 많이 힘든데, '아! 나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 아주 재미있고, 많은 친구와 같이 어우러져 정말 행복합니다."]

대학에서 공연영상학과를 전공했지만, 꿈을 접고 직장인이 된 박민주 씨.

무대가 그리워 다시 찾아왔습니다.

[박민주/경남대 디지털공연영상학과 졸업생 : "저희는 살아보지 않는 삶이어서 계속 흉내만 냈잖아요. 근데 확실히 살아본 분들이 와서 이렇게 하니까 오히려 보고 배우고, 또 기술적인 부분은 저희 학생들이 또 어른들한테 가르쳐줄 수 있으니까, 상호작용이나 시너지가 좋아요."]

일반 시민 배우는 취미생활에서 전문 배우로 거듭나고, 학생들은 실제 무대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되는데요.

뮤지컬 불모지 경남에서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역 학생과 시민들을 전문 배우로 변신시킨 미다스의 손, 유영재 교수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배우이자 연출가 출신입니다.

[유영재/경남대 디지털공연영상학과 교수 : "지역에서 작게 만들어진 공연들이 결국 활성화가 돼야만 공연의 인프라가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용기를 내 무대에 섰다는 것에 큰 박수를 주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이런 하나의 씨앗들이 공연에 어떤 뿌리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하루 두 차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장 담그는 날'은 이미 전석 매진을 기록했는데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더 많은 무대에서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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