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는 부산시민 염원인 ‘글로벌허브법’ 제정하라

디지털콘텐츠팀 2024. 11. 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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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이 어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에게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160만 명 서명부를 전달했다.

국회가 균형발전의 디딤돌인 글로벌허브법 입법을 손 놓은 건 명백한 직무유기다.

글로벌허브법은 부산·경남 행정통합과도 연결돼 있다.

글로벌허브법 시행과 행정통합에 따른 인센티브가 확정되면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속도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금융기회발전특구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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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60만 명 서명부 국회에 전달
연내 입법 무산은 명백한 직무유기

박형준 부산시장이 어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에게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160만 명 서명부를 전달했다. 박 시장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만남 불발은 아쉽다. 글로벌허브법은 부산을 금융·물류·첨단산업 메카로 육성하는데 필요한 특례를 담고 있다. 21대 국회에선 정쟁에 밀려 자동폐기됐다. 부산 의원들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 했지만 여전히 진척이 없다. 부산 이전이 지지부진한 산업은행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회가 균형발전의 디딤돌인 글로벌허브법 입법을 손 놓은 건 명백한 직무유기다.

지난 2일 부산 강서체육공원 체육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노동계 인사들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글로벌허브법 서명 운동은 기적에 가까운 성과를 냈다. 부산시가 올해 8월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시민사회와 공동으로 전개한 ‘100만 서명운동’에 부산 인구 절반인 160만 명이 동참했다. 불과 70일 동안 100만 명 서명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균형발전 염원이 그만큼 뜨겁다는 증거다. 이제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당정협의회에서 5대 분야 민생 입법과제 중 하나로 글로벌허브법을 선정했다. 원내 1당인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만 찬성하면 정기국회 통과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대표가 차기 대권을 노린다면 반대할 명분이 없다. 부산 민심을 잡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키 어렵다는 걸 이 대표가 가장 잘 알 것이다. 160만 명의 뜻을 외면하면서 ‘표 달라’고 하면 염치 없는 일 아닌가.

글로벌허브법은 부산·경남 행정통합과도 연결돼 있다. 두 도시는 곧 행정통합을 위한 기본구상 발표와 공론화위원회를 출범한다. 행정통합 성패는 연방제에 버금가는 중앙정부의 권한 위임에 달렸다. 부산시는 글로벌허브법과 연계해 조세권·자치권·국토이용권을 이양받으려 한다.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가 최소한의 기준이다. 글로벌허브법 시행과 행정통합에 따른 인센티브가 확정되면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속도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금융기회발전특구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국비 몇 푼 더 쥐어주는 식에 그쳤다. 이젠 지역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과감한 입법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첫 걸음이 글로벌허브특별법 제정이다.

산업은행 이전 역시 서둘러야 할 과제다.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반대” 탓만 하는 건 국정 최고책임자의 자세가 아니다. 진정성을 갖고 설득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야당이 끝내 반대한다면 부산시민이 심판할 것이다. 이 대표 역시 노무현 정부가 불을 당긴 균형발전 대의에 앞장설 책무가 있다. 지난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22%포인트 차로 패한 이유 중 하나가 산업은행 이슈였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부산 정치권과 박 시장은 더 이상 ‘희망고문’ 하지 말고 결실을 보여줄 때다. 단식을 하든 삭발을 하든 ‘반드시 해내겠다’는 결기와 여야 협상을 이끌어내는 정치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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