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산 중턱서 막걸리…아찔한 음주 산행

[앵커]
단풍이 절정인 요즘,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음주 산행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는 건데요, 

다시 간다, 김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에서 술을 마시는 건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사고 위험 때문인데, 아찔한 음주 산행 싵태 아직도 여전한 지 다시 가 봤습니다.

등산객으로 붐비는 북한산 국립공원.

산 중턱에서 하나 둘 도시락을 꺼내 먹는데 그 사이 자리잡은 막걸리 병이 눈에 띕니다. 

[현장음]
"여기서 음주하면 안 되는 것 모르셨어요? (먹지도 않았는데.)"

적발된 등산객에게는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등산로 중간에 위치한 산장에서는 이미 술판이 한창입니다.

바로 옆에 음주 금지 표지판이 걸려있지만 몰랐다고 잡아뗍니다. 

[현장음]
"여기가 음주하면 안 되는 구역인 것 아시죠? (몰라요.) 저기 옆에 보세요."

취기가 오른 얼굴로 과태료를 깎아달라고 떼를 씁니다.

[현장음]
"5만 원에 해주세요. (저희가 과태료는 깎아드릴 수 없는 게, 법에 얼마라고 정해져 있어요.)"

단속반이 보이자 황급히 맥주 캔을 숨깁니다.

[현장음]
"빨리 치워, 치워!"

산 정상 근처 가파른 경사면에 기대앉은 사람들 손에도 술병이 들려있습니다.  

바위 틈에 숨어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돌립니다. 

[현장음]
"제가 따라드릴게요, 주세요. (어우 맛있다, 고맙습니다.)"

산에 오를 때는 입산주, 정상에서 정상주, 내려올 때 하산주.

이름도 붙이기 나름입니다.

등산객들은 술 한 잔 못 마시게 하는 단속반이 야속하다며 도리어 따집니다. 

[현장음]
"막걸리 한 잔 마셨다고 무슨 10만 원을 내라고 해요?"

등산 중에 술을 마시면 혈압이 상승해 현기증을 일으키고 판단력도 떨어져 사고 위험을 키웁니다. 

음주 상태를 체험할 수 있는 특수 안경입니다.

이 안경을 쓰고 술을 마신 등산객의 시야를 직접 경험해 보겠습니다.

눈 앞이 흐려지고 일렁이더니 땅 바닥이 잘 보이지 않아 돌부리와 나무에 자꾸 부딪힙니다. 

몸을 꼿꼿이 세우려 할수록 더 어지러워집니다.

[조정실·안순/ 서울 마포구]
"소리 지르고 고함치고. 다니는 길목에 서서 그냥 소변 보고. 진짜 싫어요. 그런 건 단속 좀 강하게 해야 돼."

음주산행은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만큼 술을 아예 가져가지 않는 등 스스로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