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역 다시 힘얻는 복합환승센터…KTX정차역 지정이 관건
- 환승이용객 대거 몰려 혼잡 우려
- 부산진구 2010년부터 논의 시작
- 市, 국토부에 KTX역 지정 요청
부산 부전역이 올 연말 부전~강릉, 부전~청량리 등 다수 철도 노선의 개통(국제신문 지난달 29일 자 4면 보도)으로 새로운 철도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부전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는 논의가 다시 점화했다. 복합환승센터 건립의 걸림돌인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KTX 열차를 부전역에 세워야 하는데, 만만찮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부산 부산진구는 최근 부산시에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및 KTX 정차역 지정 건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5일 밝혔다.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다수 노선 개통으로 부전역 이용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환승 수요에 대비할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전달했다. 부산진구는 2022년부터 현재까지 7차례에 걸쳐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시에 보냈다. 부산진구는 부전역에 대형 철도 노선이 신설되는 올 연말이 복합환승센터 건립 논의를 시작할 적기로 판단한다.
다음 달 최고 시속 150㎞인 ITX-마음 열차가 투입되는 부전~강릉(370㎞) 노선과 KTX-이음이 달릴 부전~청량리(427㎞) 노선이 개통된다. 국토교통부는 부전~강릉 노선의 수요에 따라 시속 260㎞의 KTX-이음 열차를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경북과 강원으로 여행을 가거나 그 지역에서 부산으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이 대거 몰릴 노선이다. 여기에 제2의 경부선이 될 부전~청량리 노선도 같은 시기부터 운행을 시작하면서 기종점이 될 부전역 이용객들이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부전~마산 복선전철(50㎞)의 출발과 도착역도 부전역이며, 가덕도신공항과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잇게 될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54㎞)도 부전역을 경유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처럼 철도 노선이 부전역에 집중되면서 답보 상태에 놓인 복합환승센터 건립 논의가 다시 부상하는 양상이다.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논의는 시민의 환승 편의를 제고하고 역세권 개발을 위해 2010년 추진 논의가 시작했다. 시는 2013년 민간투자사업으로 연 면적 27만6800㎡(지하 6층, 지상 23층) 규모 건물에 환승·상업·문화시설을 넣겠다는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경제성 부족으로 민간 사업자를 찾지 못했고, 시는 부전역이 KTX 정차역으로 먼저 지정돼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산역에서 출발한 KTX는 현재 부전역 지하를 지나 서울역으로 운행한다. KTX 부전역 정차의 적절성 여부와 함께 KTX가 부전역 지하에 정차하면 지상까지 승강장과 승강시설을 연결하는 비용만 약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철도 노선의 잇단 개통에 힘입어 부산진구는 사업 추진에 재시동을 건 것이다.
시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에 부전역을 KTX 정차역으로 지정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국토부는 노선 조정을 중심으로 하는 철도망 구축계획 특성상 역 신설과 정차 시설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KTX 정차역 건립에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국비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KTX 정차를 전제로 하는 복합환승센터 건립 사업도 속도를 낼 수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노선의 잇단 개설로 이용객의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사업자 확보를 위한 노력과 함께 국토부에 센터 건립 필요성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전역은 1932년 동해남부선 서면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1943년 부전역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2003년에는 선로를 재정비 하고 2층짜리 신역사를 준공했다. 현재 동해선과 경전선의 기종착역이며, 부산시민공원과 부전시장 사이에 있어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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