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20억 밀리고 살 길 막힌 TBS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

정민경 기자 2024. 11. 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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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행정감사서 TBS 논의…김어준, 신장식, 주진우 등 불출석
TBS 경영본부장 "20억 임금 체불, 정관 변경 안되고 뾰족한 수 없어"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서울 상암동 TBS. 사진=TBS

5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TBS 관련 감사가 실시됐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들 중에선 김어준, 신장식, 주진우 등 전 TBS 라디오프로그램 진행자들이 출석하지 않았고 이강택 전 TBS 대표, 정태익 전 대표, 강양구 TBS 경영본부장 등 3명은 출석했다.

이날 이종배 의원(국민의힘)은 이강택 전 TBS 대표에게 “이런 상황이 온 것에 대해서 이제 전직 대표로서 어떤 책임감을 느끼나”라고 질의했고 이 전 대표는 “결과적 차원에서 일말의 책임감이라기보다는 안타까움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이 위원이 “그럼 책임이 있다고 생각을 안 하시니까 사과할 생각도 없으시겠다”고 하니 이 전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위원은 “뻔뻔하다”고 말했고 이강택 전 대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맞섰다.

▲ 이강택 TBS 대표이사. ⓒTBS

김기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임금 관련 질의에 강 본부장은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은 약 40% 정도 삭감된 임금을 받았다. 9월과 10월은 전혀 지급을 하지 못했다”며 “20억7000만 원 정도가 임금 체불되었다”고 답했다.

어떤 해결책이 있느냐는 질의에 강 본부장은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TBS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했던 방안은 민간재단 TBS에 서울시의 출연금이 빠져나간 자리를 민간 기업의 기부금으로 대체해 보려고 하는 시도를 했는데, 정관 개정이 방통위로부터 허가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방통위는 행정감사가 진행된 이날에도 TBS의 정관변경 신청을 또다시 반려했다.
[관련 기사: 방통위, TBS 정관변경 신청 또 반려...“1인 체제라 불가”]

강 본부장은 “방통위에서 정관 변경을 안해주는 상황인데, 서울시의 출연금도 끊어지고 대신할 수 있는 민간의 기부금도 받지 못한다. TBS는 재원을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다른 방법은 기존의 광고는 안 되기 때문에 협찬금을 늘리는 방법인데 직원들도, 제작비도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한다. 언론보도 역시 부정적인데 어떤 기업이나 어떤 기관이 협찬을 주겠느냐”고 말했다.

유정희 의원(민주당)은 9월24일 사임한 이성구 전 대표 대행이 전직원 해고 관련 문서를 결재한 것에 대해 질의했다. 강 본부장은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전직원 해고라고 하는 문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재지원팀장이 기한을 하고, 경영 실무를 맡고 있는 제가 결재를 해야하는데 인재지원팀장과 제가 결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건 결재가 나갔다”고 했다.
[관련 기사: TBS 대표 대행, 급여일 앞두고 사임·전원 해고 결재]

강 본부장은 “또 하나는 본인이 이사들에게 사임을 표시한 다음에 결재를 한 상황이라서 그 문건의 효력 자체도 다퉈볼 여지가 있다”며 “저희가 여러 노동법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현재 노동법 체계 안에서 불법적인 요소가 많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어서 지금은 대표대행 대리를 맡고 있는 김경래 라디오 본부장과 상의해서 최종적 취소 결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연초까지 이 어려운 상황을 넘겨보려고 지금 다양한 방안을 강구를 하고 있지만 부끄럽지만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서 굉장히 답답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TBS 존속 여부가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인 데다가 방송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서 많은 지방자치단체라든가 공공기관이라든가 민간 기업에서 TBS에 선뜻 협찬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년과 비교했을 때 협찬 액수도 굉장히 떨어져 있어서 협찬만으로는 이 어려운 고비를 넘기기는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29일 서울특별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유정희 의원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유 의원은 “TBS를 살리고 싶은 소시민이 TBS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느냐”고 물었고, 강 본부장은 “일반 시민이 협찬이나 광고 집행금을 TBS에 지급하는 건 현실적으로는 어려워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TBS 유튜브 채널에 구독을 하는 방법으로, 비록 수수료 일부는 유튜브 본사에서 가져가지만 TBS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라 전했다.

이어서 유 의원이 유튜브 수익에 대해 묻자 강 본부장은 “TBS 시민의 방송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27만 명이기 때문에 유튜브 광고 수익은 꾸준히 창출은 되고 있긴 합니다만 과거에 비해 액수는 줄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어렵겠지만 TBS 구성원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며 “죽지 않겠다, 시민을 위한 방송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또 지원하고 돕는 시민들도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 말했다.

마채숙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작년 11월 말에 서울시가 TBS를 출연기관 해제한다면 이후 어떤 재원으로 TBS 운영할지에 대한 결론을 민영화로 결론 냈다”며 “그래서 올 초부터 민간 투자자를 받기 위한 용역을 진행을 했고 그 과정에서 조금 진척은 있었지만 방통위에서 정관 변경이 되지 않았다. 정관 변경이 되어야 의향이 있었던 민간 투자자가 정상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관 변경이 불허되면서 모든 게 중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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