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력 늘려 '품질의 삼성' 집중… 연구도 '사업화'에 초점 [조직혁신 나서는 삼성전자]

김준석 2024. 11. 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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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기인사 방점은 '혁신'
DS부문 R&D조직 등 고강도 쇄신
경쟁사 출신 임원 영입 가능성도
초격차 DNA·뉴삼성 밑그림 완성
기술인력 늘려 '품질의 삼성' 집중… 연구도 '사업화
삼성전자가 외부 인력 수혈에 적극 나서는 것은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흔들리는 삼성의 초격차 DNA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의 사과문이 경영혁신실이라는 구체적인 집행 기구로 진행되면서 삼성전자의 '승부사 DNA'가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과거의 방어적 관리에서 나아가 뼈를 깎는 혁신과 기술 경쟁으로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 낸 삼성전자의 초격차 DNA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비대해진 경영지원·인사·재무 조직 정예화와 기술 관련 인력들을 충원해 범직무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발 더 나가 삼성전자는 그동안 나태의 근원으로 지목된 연구 조직에도 '사업부 DNA'를 심어 성과를 내는 연구·개발(R&D)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구조직 내부에 사업화 관련 조직을 두는 방식으로 학술적인 R&D 조직이 아닌, 사업화에 방점을 둔 R&D 첨병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고강도 인적 쇄신이 예상되는 삼성전자 DS부문은 HBM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외부 경쟁사의 전·현직 임원 영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인력 수혈 통해 위기 돌파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혁신'을 키워드로 한 이번 인사를 통해 기술 기반 투자를 비롯해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멈춘 인수·합병(M&A)을 비롯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관리에 집중했다면 혁신과 미래를 한 번에 담는다는 계획이다. 최근 삼성 위기론 이후 그룹 전반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에 대한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업계엔 미래전략실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퍼졌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갈증이 커지면서 '뉴 삼성'의 밑그림을 그릴 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커져서다.

삼성 내·외부에서는 미전실 해체 후 조직 간 소통 부재, 사업부별 각자도생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실적에도 영향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전실의 후신 조직이 있지만 미래보다는 현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어 '뉴 삼성' 밑그림을 그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전실 신설은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류가 커지면서 내부에선 일찌감치 컨트롤타워 재건은 접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신 '혁신'에 방점을 찍고 미래를 포용할 수 있는 인사를 단행하는 걸로 가름마를 탔다.

■경쟁력 저하 반도체, 고강도 쇄신
DS부문의 경우 쇄신 강도가 더욱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30년간 이어져 온 메모리 1위의 위업이 HBM을 비롯해 미래 제품에서 균열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특히 연구조직 활용을 두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DS부문은 반도체연구소를 비롯해 선단 공정 R&D 중심 조직의 인원을 대거 일선 사업부로 이동시키며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엔 반도체연구소 내 R&D부터 설계·양산·테스트까지 책임지는 일원화된 조직을 제품별로 신설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R&D 조직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사업부 DNA'가 주입된 조직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의미다.

사업부장 대거 교체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후속 임원 인사에서는 경쟁사 출신 기술직의 파격 발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내부에서 경쟁사 특정 인물이 거론될 정도로 구체화 됐다는 평가다. 과거 경쟁사 HBM 관련 팀에서 근무한 다른 관계자 역시 "최근 삼성전자에서 접촉이 왔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 DS부문의 실적은 외풍에 의한 부진도 아니고 DS부문 본연의 문제에서 기인한 부진"이라면서 "그간 전쟁 중에 장수를 잘 바꾸지 않은 삼성이었지만 이번엔 고강도 '신상필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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