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매가 부른 ‘ICBM 아파트’… “北 풍자 통쾌” vs “안보 인식 저해”[생각 나눔]

김예슬 2024. 11. 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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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입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패러디한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오물 풍선, 대남 방송 등으로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이 큰 MZ세대가 풍자의 주축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박창권 홍익대 세종캠퍼스 안보학과 교수는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전쟁 사상자까지도 우습게 만드는 극단적인 형태의 패러디는 사회적으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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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아파트’ 패러디 뮤비 갑론을박

“표현 자유… 블랙 코미디로 이해”
北 정권에 반감 큰 MZ세대 호응

“패러디 지나치면 위협에 무뎌져”
대량살상무기 희화화 경계 필요

유튜브 ‘화성인 릴도지’ 채널에 지난달 31일 올라온 ‘APT. KP’ 영상 캡처.

“어버이가 좋아하는 도발 계획, 도발 계획, 개수작, 로케트 로케트 로케트 로케트 로케트 로케트…”

최근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입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패러디한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오물 풍선, 대남 방송 등으로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이 큰 MZ세대가 풍자의 주축이 된 것으로 보인다. “표현의 자유인데 이 정도는 블랙코미디로 이해할 수 있지 않냐”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러시아 파병 등 심각한 안보 상황을 지나치게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SNS에서 북한 정권을 패러디하는 콘텐츠가 올라오는 주 무대는 유튜브다. 지난달 31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얼굴을 각각 미국의 팝스타 브루노 마스, 블랙핑크의 로제에 합성한 ‘아파트’ 뮤직비디오 패러디 영상이 올라왔다. 5일 기준으로 조회수는 350만회를 기록했다.

해당 딥페이크 영상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통쾌하다”가 주를 이룬다. 두 달 전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로 차량이 파손됐다는 직장인 고송연(27)씨는 “저렇게라도 북한 정권을 풍자해 주니 속 시원하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 댓글에도 “대남 방송보다 더 효과적인 사이버 공격이다”라는 등 격한 옹호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이러한 영상이 화제가 되는 이유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나라 젊은 층에는 핵을 무기로 한국을 위협하는 골칫덩어리로 인식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러시아 파병 북한군에서 사상자가 발생한 만큼 지나친 희화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창권 홍익대 세종캠퍼스 안보학과 교수는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전쟁 사상자까지도 우습게 만드는 극단적인 형태의 패러디는 사회적으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대량살상무기 등 안보와 직결되는 위협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남용 홍익대 세종캠퍼스 안보학과 교수는 “북핵에 대한 희화화는 어디까지나 사용 가능성이 작다는 걸 전제로 한다”며 “이러한 패러디가 지나치게 빈번해지면 안보 위협에 대해서도 무뎌질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영상을 명예훼손이나 국가보안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실제 처벌 가능성은 낮다. 법무법인 청의 곽준호 변호사는 “해당 영상은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패러디여서 처벌 대상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도 2021년 ‘행복한 통일이야기’ 책자를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 대해 “표현물의 내용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할 정도로 공격적이어야 하고, 이적행위의 목적이 인정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네이버, 쿠팡 등에 ‘김정은 티셔츠’를 판매한 판매업자 등이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지만 이와 비슷한 이유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바 있다.

김예슬·김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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