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없이 운전 가능한 농기계…전남서 교통사고 가장 잦아

지난 10월 여수·해남 등 전남서 경운기 전도 사고 이어져
전남소방 "매년 농기계 사고로 병원 이송 500여 건"
지난해 농기계 교통사고 중 전남 20% 차지…전국서 가장 多
경운기·트랙터는 도로교통법 적용 안 돼
전문가 "운행 시 안전모 착용하고 야간 반사판 등 점검해야"

농기계 사용이 많은 전남지역 일선 농가에서 농기계 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전 수칙 준수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전남 여수시 신덕동의 한 이면도로. 70대 노부부가 탄 경운기가 마을 주택가 담벼락을 들이받고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부부 모두 크게 다쳤는데 이 중 운전하던 70대 남편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졌다.

해당 사고가 발생하기 이틀 전에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지난 10월 29일 전남 해남군 해남읍의 한 농로에서는 경운기를 탄 부부가 전도 사고를 겪었다.

운전자인 80대 남성 A씨는 팔을 다쳤고 70대 동승자인 아내는 어지러움을 호소해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이송됐다.

농기계사고는 경운기와 트랙터로 인한 교통사고 외에도 다양하게 발생한다. 지난 10월 1일에는 전남 해남군 문내면에서 자택에 있는 농업 기기를 이용하던 60대 남성이 크게 다쳤다.

컨베이어 벨트에 손이 빨려 들어가 절단된 남성은 수지 접합 전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처럼 해마다 농촌 현장에서 농번기인 5~6월과 9~10월 사이 농기계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남지역은 매년 관련 사고 병원 이송 건수가 500차례를 웃돌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농기계 사고로 인한 병원 이송 건수는 285건으로, 사망자 수는 10명으로 나타났다. 병원 이송 건수는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510회와 512회로 집계됐고 지난해 454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또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농기계 교통사고 290건 절반에 가까운 46.9%가 농번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기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전남으로 63건이 발생해 전체 사고 중 21.7%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농기계 특성상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에도 경운기 등은 면허나 연령 제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농사일을 하면서 술을 곁들인 새참이나 간식을 먹은 뒤 농기계를 운행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농기계인 경운기와 트랙터 등은 차량으로 분류되지 않아 음주 운전 단속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따라서 농기계는 주행 중 사고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혐의 적용은 가능하지만 무면허나 음주 상태에서 주행한 것은 처벌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는 차량으로 분류돼 음주 운전 시 처벌 대상인 것과 대조된다.

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박수진 교수는 "농기계는 운전면허가 없어도 주행이 가능하다"며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륜차와 건설 기계도 포함이 되지만 농기계는 농기계법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경운기나 트랙터는 안전모 등을 착용하고 끼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옷차림을 유지해 운행할 것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농기계는 반응속도가 느려 낙상의 위험 등을 막을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며 "야간 운전 시 농기계 후미에 야간 반사판이나 등화 장치가 잘 작동되는지 주기적인 점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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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김수진 기자 sjs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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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면허 없이 운전 가능한 농기계…전남서 교통사고 가장 잦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