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재활 끝 복귀·대표팀 합류…소형준 "전혀 예상 못해, 최종 엔트리 들고파"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소집 훈련에 합류하라는 연락을 받은 KT 위즈 우완 투수 소형준(23)은 다소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였다.
팔꿈치 부상 때문에 긴 재활의 터널을 거친 뒤 올해 9월에야 1군 무대에 다시 섰기 때문이다. 부상 여파로 연투가 힘든 상황이라 민폐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소형준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이어진 대표팀 소집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올해 8⅓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팀 훈련에 소집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내년에 어떻게 운동하면서 준비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락을 받았다. 당시 조금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팀에 발탁된다는 것은 항상 기쁜 일이고,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을 때 나가는 것이 민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2020년 KT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발을 들인 소형준은 데뷔 첫 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작성하며 두각을 드러냈고, 2022년에도 13승 6패 평균자책점 3.05로 활약하며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2022시즌 활약에 힘입어 소형준은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도 발탁됐다.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을 경험했다.
미래 한국 야구 마운드를 책임질 재목으로 평가받던 소형준을 막아선 것은 부상이었다.
소형준은 WBC를 마치고 두 달 뒤인 지난해 5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1년간 재활에 매달렸다.
재활에 매진한 소형준은 올해 5월말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하며 복귀를 준비했는데, 팔꿈치 굴곡근 미세 손상이 발견되면서 복귀가 또 미뤄졌다.
긴 재활을 거친 소형준이 1군 마운드에 선 것은 올해 9월 12일이었다. 원래 선발 투수였던 소형준은 올해 복귀한 이후에는 불펜 투수로만 뛰었고, 6경기에서 8⅓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소형준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나서 4이닝을 던졌다. 1홀드, 평균자책점 2.25의 성적을 냈다.
소집 연락을 받은 후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긴 재활 끝에 대표팀에 뽑혔다는 사실은 소형준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간다.
소형준은 "저를 좋게 봐주시고 불러주신 것 같아 정말 기분좋게 생각한다. 이번에 대표팀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대표팀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돼야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소형준은 "포스트시즌 때보다 여기 와서 훈련하면서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가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원하는 곳으로 공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 팔꿈치 부상에서 복귀한 뒤 연투를 시키지 않았다. 등판해도 투구수 30개를 넘기지 않았다.
소형준은 "최일언 투수코치님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지켜준다고 말씀하셨다. 최종 엔트리에 들어서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프리미어12에는 올해 KT 소속 외국인 타자로 뛴 멜 로하스 주니어가 도미니카공화국 국가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한국과 함께 B조에 속해있다.
KBO리그에서 한 팀으로 뛰던 고영표와 엄상백, 소형준이 로하스를 상대해야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도 있다.
소형준은 "아직 로하스를 상대하는 것은 생각도 안해봤다. 일단 최종 엔트리에 들어야한다는 생각 뿐이다"며 "최종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로하스 영상을 많이 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소형준은 계속 '최종 엔트리에 들어간다면'이라고 전제를 깔았다. 연투가 힘든 상황이라 스스로 최종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소형준은 "좋은 투수가 워낙 많고, 내가 연투가 안 돼서 최종 엔트리에 못 들어갈 수 있다. 내일 상무와 평가전에서 잘 던져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종 엔트리에 든다면 지난해 WBC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다. 소형준은 지난해 WBC에서 호주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했으나 1⅓이닝 1피안타 2실점으로 흔들렸다.
소형준은 "당시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뽑혀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당시 안 좋았던 경험이 또 대표팀으로 나갔을 때 잘해야한다는 동기부여로 작용한다"며 "이번에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면 당시 감정들을 잘 생각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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