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에 묻힌 송유관 구멍 내 석유 훔친 일당들, 항소심도 중형 선고

대전일보DB.

땅속에 파묻힌 송유관에서 석유를 훔친 일당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5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는 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특수절도 혐의 항소심에서 50대 A 씨에게 징역 6년, 나머지 3명에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 회사가 여전히 엄중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고, 동종 범죄 누범 기간에 또다시 주도적으로 범행을 한 A 씨의 사정과 다른 피고인들 사정 모두 고려해도 양형을 변경할 만한 조건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범죄는 화재 발생과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져 무고한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손해를 입힐 위험성이 있는 점, 회복 불가능한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는 중대 범죄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 모두 범행을 인정, 반성하고 있으며 훔친 석유량이 많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A 씨 등 일당은 지난 1월 5일 충남 당진시 일대 야산 땅속에 매립된 송유관에 구멍을 내고 석유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하 1.8m 깊이 땅속에 묻혀있던 송유관까지 삽을 활용해 파 내려갔으며, 기름을 빼낼 밸브를 용접한 후 전기 드릴로 송유관에 구멍을 뚫었다. 그렇게 훔친 석유는 180ℓ(29만 160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를 보관할 곳으로 빈 비닐하우스를 미리 임대하기도 했다. 송유관과 비닐하우스 사이 1.74㎞ 구간에 석유를 옮겨갈 호스도 매설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