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의 과학기술 NOW] 설탕 대체재

2024. 11. 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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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감미료는 우리 혀의 미각세포에 있는 T1R2-T1R3 수용체를 통해 단맛을 제공한다.

사카린은 가장 오래된 인공 감미료 중 하나로, 설탕보다 300~400배 강한 단맛을 제공한다.

스테비오사이드는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로, 설탕보다 200~300배 더 강한 단맛을 제공하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을 상승시키지 않는다.

모넬린, 브라진, 토마틴 등의 단백질은 같은 무게의 설탕보다 300~3000배 더 단맛을 제공하지만, 고온에서의 안정성, 대량생산 부재 등 이유로 상용화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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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과한 섭취는 비만 유발
대체할 수 있는 식품 개발 중
발암 오해 사카린 실제론 안전
최근 각광 스테비오사이드
다이어트·당뇨 환자용 적합
가장 중요한 건 절제된 식습관

설탕과 감미료는 우리 혀의 미각세포에 있는 T1R2-T1R3 수용체를 통해 단맛을 제공한다.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한 이당류인 설탕은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하며 음식의 풍미를 높여준다. 그러나 가공식품을 통한 과도한 설탕이나 과당의 섭취는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카린, 아스파탐, 스테비오사이드,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등의 설탕 대체재들이 개발되었다. 이들은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어 설탕 대체 기능뿐 아니라 음식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데에도 다양한 역할을 한다.

사카린은 가장 오래된 인공 감미료 중 하나로, 설탕보다 300~400배 강한 단맛을 제공한다. 특유의 쓴맛과 뒷맛이 남을 수 있지만 체내에서 대사되지 않기 때문에 혈당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칼로리가 거의 없다. 한때 사카린의 암 유발 가능성이 제기된 적이 있었지만 추후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져 안전한 대체 감미료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한번 알려진 나쁜 소문은 오래가는 법. 일부 소비자들은 이 같은 과거 뉴스에 사카린 사용을 여전히 기피하는 것 같다.

설탕보다 약 200배 강한 단맛을 제공하는 아스파탐은 아스파르트산과 페닐알라닌이라는 두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어 체내에서 대사되어 약간의 에너지를 제공하지만, 그 양이 매우 적어 칼로리 부담은 거의 없다. 하지만 아스파탐은 페닐케톤뇨증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는 것 이외에 두통, 불안, 주의력 문제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작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파탐을 암 유발 가능성 물질로 분류하면서 다량 섭취 시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섭취량에서는 위험이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스테비오사이드는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로, 설탕보다 200~300배 더 강한 단맛을 제공하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을 상승시키지 않는다. 쓴맛이나 약간의 뒷맛을 남기는 특성이 있어 다른 감미료와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알룰로스는 자연적으로 무화과·건포도 같은 일부 과일에서 발견되는 단당류의 하나로 과당과 입체이성질체다. 설탕과 거의 유사한 맛과 질감을 제공하면서도 칼로리가 매우 낮아 최근 각광받고 있다. 체내에서 대부분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기 때문에 혈당과 인슐린 수치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어 다이어트 식품이나 당뇨 환자용 제품에 적합하다.

이외에 에리스리톨 같은 천연 감미료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을 올리지 않으며, 이눌린 및 프락토올리고당 등은 섬유질 성분을 포함해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하면서 단맛을 제공한다. 반면 이들 대체재는 다량 섭취 시 소화 불편과 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대 식물 등에 존재하는 감미 단백질들도 있다. 모넬린, 브라진, 토마틴 등의 단백질은 같은 무게의 설탕보다 300~3000배 더 단맛을 제공하지만, 고온에서의 안정성, 대량생산 부재 등 이유로 상용화되진 않았다. 단백질공학을 통해 열에 안정적이고 다양한 용도의 제품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대체재 대신 다른 방식의 기술도 있다. 재작년 하버드대 비스연구소는 설탕을 섬유질로 변환시키는 효소를 나노입자 형태로 개발해 음료와 음식에 첨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효소는 장에 도달하면 활성화돼 섭취된 설탕의 약 30%를 섬유질로 전환해 흡수를 줄여준다. 따라서 실제로 섭취한 설탕보다 적게 섭취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와 같이 대체재와 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단맛에 대한 더 건강한 선택이 가능해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절제된 건강한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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