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는 은행…中企에 더 깐깐해진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5대 은행이 지난 1년간 대기업 대출을 20% 늘리는 동안 중소기업에 빌려준 돈은 6%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각 영업점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향후 성장기업이 자금을 융통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전반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취하면서 일시적 자금난만 견뎌내면 되는 우량 기업에까지 돈이 흐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체 늘며 올들어 65% 급증
중소기업부터 취급제한 강화
우리은행은 대출영업 축소도
5대 은행이 지난 1년간 대기업 대출을 20% 늘리는 동안 중소기업에 빌려준 돈은 6%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에 중소기업 대출이 연체되거나 부도가 날 위험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이 각 영업점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향후 성장기업이 자금을 융통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4조635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잔액인 137조3492억원과 비교해 2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26조9667억원에서 665조7354억원으로 늘어나며 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기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분의 1에 불과한 대기업 대출의 증가액(27조원)이 중소기업 대출 신장액(39조원)의 70% 수준이다.
시중은행이 늘 대기업 대출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왔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이 1월 대비 12월에 10%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은 5% 이상 줄었다. 주요 은행이 과거와 비교해 근래 들어 중소기업에 돈을 내주는 데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은행의 기업 대출 기조가 바뀐 것은 경기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경기에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실제 올해 주요 은행은 기업 대상 부실 채권 관리에 골치를 썩은 것으로 나타난다. 5대 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 말까지 상각하거나 매각한 기업 대출 채권은 3조4296억원이다. 전년 동기 2조783억원과 비교해 65% 늘어난 수치다.
은행은 회수 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장부에서 삭제해 '상각'하거나 자산 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낮은 가격에 넘기는 '매각'을 진행한다.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해당 작업이 올해 특히 활발했던 셈이다.
실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난다. NH농협은행은 올 3분기 중소기업 연체율이 0.81%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0.19%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 연체율이 0.04%에서 0.07%로 0.03%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대조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직전 분기 대비 지난 3분기에 0.11%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은 실제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3137곳을 대상으로 올 2분기 기업경영을 분석했더니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은 1년 새 5.0%에서 4.4%로 저하됐다.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건전성 관리 압박을 받는 은행이 과거보다 기업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진행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문제는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전반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취하면서 일시적 자금난만 견뎌내면 되는 우량 기업에까지 돈이 흐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전결권을 연말까지 중단해 영업을 축소한다. 전결권은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개별 영업점 재량으로 우대금리 등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이다. 영업점을 대상으로 이윤을 축소해가면서까지 중소기업에 대출을 내주지 말라고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제한 움직임은 확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대기업은 성장 과정에서 자금난을 한번씩은 겪었다"며 "기업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유망한 회사의 싹까지 잘라버리게 될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박창영 기자 / 박나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실망시키지 않게”…길거리서 대놓고 흡연 ‘핑클’ 출신 옥주현, 알고보니 - 매일경제
- “이 냄새 대체 뭐야?”…‘이 나라’ 관광하러 왔다가 쓰레기 보고 놀란다는데 - 매일경제
- 오늘의 운세 2024년 11월 5일 火(음력 10월 5일) - 매일경제
- “갑자기 벌어진 사고처럼”...‘구혜선과 이혼’ 안재현 4년 만에 심경 고백? - 매일경제
- “나도 모르게 술술 빠져나간 이 돈 뭐죠”…카드 유료 부가상품 피해 안보려면 - 매일경제
- [속보]“강남 그린벨트 풀어 신혼부부에 공급”...서초 내곡·우면 2만가구 미니신도시 - 매일경
- “고환있고 자궁없는데”…파리올림픽 ‘성별논란’ 알제리 복서, 충격 보고서 - 매일경제
- “결혼식 자리배치 재산순”…하하 발언에 신혼여행 다녀온 조세호의 해명 - 매일경제
- “아끼다 똥됐다”…쌓는거 보다 쓰는게 더 어렵다는 아시아나 마일리지 - 매일경제
- FA 최대어 최정 원클럽맨 남는다! SSG “FA 열리는 6일 계약 후 발표”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