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중국 경제를 보는 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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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경제를 보는 것은 마치 자연경관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봉우리는 원근 고저에 따라 달리 보인다(橫看成嶺側成峰, 遠近高低各不同)'라는 소동파의 시처럼, 중국 경제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견해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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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경제를 보는 것은 마치 자연경관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연은 예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지만, 경제는 변하면서 사람들의 이익에 영향을 준다. '봉우리는 원근 고저에 따라 달리 보인다(橫看成嶺側成峰, 遠近高低各不同)'라는 소동파의 시처럼, 중국 경제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견해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
과거 중국 경제의 경쟁력은 '저가 노동력'이었다. 토지·노동 등의 요소 가격이 싸기 때문에 외국 자본에 매력적이라서 외국 자본이 대량 유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중국보다 노동력이 싼 나라는 많지만, 이만큼 성공한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또 중국 내에서도 자본은 동부 연해안 지역으로 몰렸고, 요소 비용이 더 싼 중국 내륙으로는 가지 않았다. 그러면 요소 비용 외에도 다른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생산요소는 경제적 조직과 제도를 거치며 상품으로 바뀌어서 시장에 나온다.
그래서 요소 비용과 더불어 '제도 비용(Institutional Cost)'도 봐야 한다. '제도'는 추상적이지만 비용 관점으로 보면 기업과 시장, 시스템도 다 제도다. 생산요소가 아무리 싸더라도 제도 비용이 더 비싸면 경쟁력은 사라진다.
그러므로 경제 성장은 질 낮은 싼 요소와 비싼 제도 비용이, 질 좋고 비싼 요소와 싼 제도 비용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요소의 질과 가격, 그리고 제도가 어우러져서 경제 성장을 결정하므로 경제에서 '제도 비용'은 '요소 비용'만큼이나 중요하다.
1978년 개혁개방 시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은 선진국 노동자의 100분의 1이었지만, 노동을 조직하는 경제적 제도 비용은 거의 무한대였기 때문에 외국 자본은 시장 진입과 투자를 꺼렸으며, 전혀 다른 체제로 인해 투자 재산이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야 했던 것이다. 인공위성은 쏘아 올리는 중국이 볼펜심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든 것은 바로 이런 제도 비용 때문이었는데, 등소평(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은 이것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후 노동·토지 등 요소 비용은 올랐지만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제도 비용이 그것을 상쇄하면서 1990년대 이후 글로벌 무대로 나아갔고 눈부신 성과를 이루었다.
중국을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그림이 보이겠지만, 이전에 선진 경제만 생산하던 제품을 중국이 생산하자 발달경제의 '저주'가 시작되었다. 100년 전 미국이, 40년 전 일본이 그랬는데 지금은 중국이 그렇다. 게다가 지금은 요소나 제도 비용보다 더 어렵고 복잡한 체제 비용(또는 마찰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 일국양제(一國兩制)보다 더 큰 비용을 내는 것이 일구양제(一球兩制)인 것이다.
중국은 국내적으로도 쉬운 개혁들은 이미 끝나고 이제 어려운 것만 남았다. 제도 비용이든 체제 비용이든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우리는 여러 각도에서 냉정하게 보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어떤 쪽이건 에너지가 변할 때 큰 기회가 숨어 있다. 감정으로 보는 것은 대자연만으로 족하다.
[신형관 중국자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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