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브랜드는 스토리 전하는 것… 진심으로 힘 쏟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파"

신하연 2024. 11. 5. 17: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화장품·다이닝 등 분야별 맞춤 전략 필수… 대표·팀원, 끊임없이 공부
중소 브랜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 대형 브랜드들로부터도 의뢰 받아
美 교환생 때 철학 생겨… "아이디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
최서영 우즈스튜디오 대표.

최서영 우즈스튜디오 대표

브랜딩 에이전시 우즈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최서영(31·사진) 대표는 '연쇄 브랜드 론칭러' 라는 단어로 본인을 소개했다.

최 대표가 생각하는 브랜딩이란 '브랜드의 철학과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다. 그녀는 "브랜딩은 단순히 예쁜 디자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며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와 우즈스튜디오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기업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만들거나 다듬고, 구체화시키고 형태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고객의 브랜드를 '자기 브랜드처럼' 생각하고 진심을 다해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실례로 우즈스튜디오의 손을 거친 디저트 브랜드 '테미즈'의 경우 론칭 초반 "평범한 동네 카페가 되고 싶지 않다"며 최 대표를 찾아왔고, 현재는 두바이 초콜릿의 붐을 타고 중동 디저트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최 대표는 그 과정을 "매일 매장에 찾아가 음악도 바꿔드리고 작은 부분들을 함께 고민하고 디저트 메뉴도 같이 개발했는데 지금은 각종 핫한 팝업 스토어에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됐다"며 "브랜드 초기부터 성장하는 걸 같이 지켜보는 게 굉장히 뿌듯하더라.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나서도 재의뢰가 이어져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디자인만 의뢰하는 고객사도 있지만 제품 개발과 기획 단계까지 함께 고민하는 브랜딩, 이미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가 리브랜딩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

최 대표 손을 거친 브랜드는 본인이 창업한 브랜드와 그간 맡았던 브랜딩, 리브랜딩 사례를 포함해 서른여개나 된다.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브랜드 역시 열 개 남짓이다.

최 대표가 대학 휴학 중인 24살에 마음이 맞는 동료를 만나 처음으로 창업한 브랜드가 친환경 비건 뷰티브랜드로 유명한 아렌시아다.

2017년부터 3년간 아렌시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한 그녀는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 CJ올리브영 BM(브랜드매니저) 직군으로 입사했다. BM은 브랜드 전략 수립부터 상품 기획과 개발, 상품 단종이나 브랜드 리뉴얼 등 업무를 총괄하는 직무다.

화장품 브랜드는 수도 없이 쏟아지는데, 제품력이 좋아도 브랜딩을 잘 하지 못해 주목받지 못하는 사례를 수없이 본 그녀는 브랜딩 에이전시를 차리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현재 우즈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데도 이 경험들이 소중한 거름이 됐다.

그녀는 "아렌시아의 경우 창업부터 같이 했다보니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브랜드들이 어떤 타이밍에 어떤 고민을 하는지 이해하고 있고, 브랜딩이나 리브랜딩 의뢰를 받을 때도 이런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올리브영에서는 작은 회사에선 배우기 힘든 체계를 배웠고 여러 브랜드를 접하면서 시장 전반의 흐름을 읽게 됐다"고 회상했다.

브랜드와 함께 성장해온 우즈스튜디오는 이제 중소 브랜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대형 브랜드들로부터도 의뢰를 받고 있다. 최 대표는 "처음에는 작은 브랜드들 위주로 프로젝트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대형 브랜드들도 우리 스튜디오를 찾고 있어 '이 브랜드가 우리에게 의뢰를 했네' 하고 깜짝 놀랄 때가 종종 있다"며 "고객들의 신뢰가 쌓인 덕분"이라고 최근의 성과에 대한 감회를 전했다.

현재 우즈스튜디오는 화장품뿐 아니라 식품, 전자담배, 다이닝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분야에 맞는 깊이 있는 연구와 전략이 필수적인 만큼 최 대표와 팀원들은 매 프로젝트마다 공부를 멈출 수 없다. 각 브랜드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게 그 분야에 맞는 브랜딩 방식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브랜드를 맡았다면, 시장조사와 경쟁사 브랜드 분석, 제품과 성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식이다.

최 대표는 우즈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만난 가장 큰 도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희는 프로젝트마다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매순간이 도전"이라며 웃었다. "매번 도전이라 번아웃 걱정도 있지만, 그 과정이 매력적이기도 하다"고도 덧붙였다.

최 대표는 최근 브랜딩이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시장의 제품력이 상향 평준화 되어 있는 상황이라 오히려 브랜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브랜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결국 브랜드의 진심이 없으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면서 "요즘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철학을 중요하게 본다. 브랜드 자체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딩이 중소기업에도 필수적인 이유는 바로 글로벌 시장의 확장성에 있다. 최 대표는 많은 중소 뷰티 브랜드들이 K-뷰티 붐을 타고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브랜드가 어떤 방향성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스토리와 가치를 전달해야 하니까요"라며 최 대표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브랜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최 대표는 우즈스튜디오를 '고객의 브랜드를 자기 브랜드처럼' 고민하고 진심을 다하는 곳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우즈스튜디오에 브랜딩을 맡기면 우리 브랜드처럼 알뜰살뜰하게 관리해준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고객사의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데 진심으로 힘을 쏟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 호스트를 자처하고 있는 것도 그녀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브랜딩이나 상품 기획 관련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다보니 부산 화장품산업협회에서 강연을 요청해오기도 했다.

최 대표는 "분야나 업계 상관없이 다양하게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크로스 더 라인'이라는 모임을 종종 열고 있다"며 "처음엔 뷰티 산업의 다양한 종사자들을 모아서 대화를 나누는 취지의 모임으로 시작해 범위가 넓혀졌는데, 이 모임에서 영감과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했다. 브랜드 대표나 실무자들, 투자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동향을 파악하는 자리다다. 장소를 대관하는 비용을 참석자들과 함께 내는 것 외엔 참가비도 없다.

우즈스튜디오는 투자 유치를 통해 팀을 확장하고, 내외부 브랜딩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고객사에 최고의 결과물을 전달하려면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투자 유치를 통해 인력을 늘리고, 우리 스튜디오의 브랜딩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목표를 밝혔다.

끝으로 창업을 고민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그녀가 창업의 길로 뛰어든 계기 역시 사소한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그녀는 "대학생때 미국에 교환학생을 갔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들이 보기에 별거 아닌 아이템으로 자기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며 "그 모습을 보고 뭔가 아이디어가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액션으로 옮기자는 철학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저는 맨땅에 헤딩하면서 배운 것들을 다른 브랜드들은 그런 시행착오의 과정 없이 알게 해주고 싶어요."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