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로 암 조기 진단…韓美 ‘액체 생검’ 플랫폼 개발

이병철 기자 2024. 11. 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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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손쉽게 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암과 관련된 유전자 돌연변이를 포착해 암의 조기 진단은 물론 치료 효과를 확인하거나 재발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액체생검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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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성균관대·메사추세츠병원·하버드대 공동 연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암 조기 진단 플랫폼(기반 기술) 'SCOPE'의 작동 장면. 수술을 하지 않고 혈액, 타액 같은 체액으로 암을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손쉽게 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암 진단법보다 정밀하면서도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어 암 환자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강태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성균관대,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하버드대 의대와 공동으로 혈액, 소변 같은 체액을 이용해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기반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암 검진은 일반적으로 수술을 통해 암 조직으로 의심되는 조직을 떼어내 분석하는 조직 생체검사법(조직생검)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직생검은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며 분석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암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반면 액체 생체검사법(액체생검)은 수술을 하지 않고도 혈액이나 소변, 뇌척수액 같은 체액 속의 물질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별다른 수술을 하지 않고도 신체 대부분에 있는 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어 차세대 진단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연구진은 암과 관련된 유전자 돌연변이를 포착해 암의 조기 진단은 물론 치료 효과를 확인하거나 재발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액체생검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플랫폼에 ‘SCOPE’라는 이름을 붙였다.

액체 생검은 암 조기 진단을 간편하게 할 수 있으나, 정밀한 진단을 위한 혈액 내 물질의 농도가 낮아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적용은 어려웠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암 세포에서 배출하는 ‘세포 외 소포체’의 감지 감도를 높여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로 암 세포가 배출하는 변이 유전자를 자르고, 이를 증폭해 감지하는 방식이다.

SCOPE는 40㎕(마이크로리터·1㎕는 100만 분의 1ℓ) 수준의 적은 샘플로도 초기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6개의 샘플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으며, 분석 시간도 40분으로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다. 진단 키트는 소형화해 복잡한 장비 없이도 의료 현장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기존 방법으로는 어려운 주요 암 돌연변이를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면서 “신속한 암 진단을 위한 의사 결정을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지난 달 7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Nature Biotechnology(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7-024-02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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