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인센티브 '키' ETF…첫날 성적표는
연기금 등 기관자금 위주로 유입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성격의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증권(ETN)이 지난 4일 첫선을 보였다. 첫날 개인투자자는 밸류업 상품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자금은 업계 예상보다 많이 모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상장한 밸류업 ETP(ETF·ETN) 13종의 순매수 금액은 593억원으로 집계됐다.
밸류업 ETP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시가총액, 거래대금 등 규모요건 외에 수익성, 주주환원, 자본효율성 등 요건을 충족하는 국내 기업들에 투자한다.
투자 주체별 순매수 규모를 확인하면 밸류업 ETP는 주로 기관이 사들였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매수 규모는 컸으나 개인의 관심은 적었다.
상장 첫날인 지난 4일 연기금은 밸류업 ETP를 총 231억원 사들였다. 다음으로는 기타법인이 152억원, 보험과 투자신탁(펀드)은 94억원, 69억원 순매수했다. 이밖에 사모펀드, 은행의 순매수 규모는 12억원, 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31억원에 불과했다. 가장 최근 상장한 'TIGER 미국방산TOP10' 단 한 개의 ETF가 상장 첫날 41억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밸류업 ETP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지수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는데 13종의 상품을 다 합친 순매수 금액이 31억원인 점을 봐서 확실해 개인의 관심은 저조한 것으로 본다"며 "다만 연기금과 주요 보험사 등 기관투자금이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코스피200을 대체할 수 있는 지수로서의 가능성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패시브 ETF의 순매수 규모를 확인하면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밸류업'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가 미래에셋운용의 밸류업 ETF를 선택해 20억원의 순매수가 들어왔으며, 기관투자자금을 합쳐 총 300억원의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밸류업'에 118억원의 순매수가 들어왔다. 개인은 6억원어치 사들였으며 연기금이 56억원, 보험이 51억원 순매수했다. KB자산운용의 'RISE 코리아밸류업'은 연기금의 투자금이 몰리면서 4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자산운용의 'SOL 코리아밸류업TR'이 유일한 배당재투자형 상품이란 특징을 내세우며 26억원의 순매수가 들어왔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코리아밸류업'은 26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이밖에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하나자산운용의 ETF로는 각각 5억원, 5억원, 4400만원, 400만원의 순매수가 들어왔다.
액티브 ETF인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 'TRUSTON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각각 42억원, 22억원, 8100만원의 순매수가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유일한 ETN인 삼성증권의 '삼성 코리아 밸류업 TR ETN'으로는 700만원의 순매수가 들어오는 데 그쳤다.
코리아 밸류업 ETP 주요특징 비교
밸류업 ETP는 모두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어 상품별 차이점이 크지 않다. 다만 약간의 차별점이 존재한다.
우선 보수금액이 다르다. 기초지수를 단순히 추종하는 패시브 ETF는 0.1%보다도 낮은 보수율을 책정했다. 가장 낮은 보수를 제시한 곳은 미래에셋운용(TIGER)과 KB운용(RISE)으로 0.008%다. 다음은 키움투자운용(KOSEF)과 한화운용(PLUS)로 0.009%를 제시했다. 이어 삼성운용(KODEX)이 0.0099%, 하나운용(1Q)이 0.02%, NH-아문디운용(HANARO)이 0.03%로 책정했다. 신한운용(SOL)과 한투운용(ACE)는 각각 0.05%, 0.09%를 보수로 정했다.
액티브 ETF는 운용사 판단에 따라 기초지수와 다른 성과를 낼 수 있는만큼 보수를 높였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TIMEFOLIO)은 0.8%, 삼성액티브자산운용(KOACT)는 0.5%, 트러스톤자산운용(TRUSTON)은 0.785%를 총보수로 책정했다.
삼성증권은 보수를 아예 받지 않는 0%로 정했다. 유일하게 보수가 없어 기초지수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100%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 다만 ETF와 다르게 만기를 설정해 오는 2034년 10월30일 청산된다.
상품별로 배당주기도 다르다. KODEX, TIGER, 1Q ETF는 매달 배당금(분배금)을 지급한다. 지급일은 매달 마지막 거래일이다. RISE, PLUS도 월배당 상품이지만 배당지급일이 매달 15일인 점이 다르다.
ACE, KOSEF, HANARO, TIMEFOLIO, KOACT, TRUSTON은 매 분기마다 배당금을 나눠줄 예정이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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