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이날치, 정규 2집 열풍도 예열…오늘 '봐봐요 봐봐요'
'발밑을 조심해' 등 신곡 두 곡 포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협업한 뮤비 눈길
2집, 판소리 아닌 사라진 우주 관한 SF 콘셉트 앨범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범 내려온다'의 신드롬 밴드 '이날치'가 정규 2집 예열에 나선다.
5일 소속사 하이크에 따르면, 이날치는 이날 오후 6시 정규 2집 첫 싱글 '낮은 신과 잡종들'을 발매한다.
자신들의 기발한 중독성을 가득 탑재한 '봐봐요 봐봐요'와 '발밑을 조심해' 신곡 두 곡이 실린다.
'봐봐요 봐봐요'는 빠른 템포의 신스팝이다. "가만히 가만히 조용히 조용히 봐봐요 봐봐요"의 반복 구절이 "범 내려온다/범이 내려온다" 못지않은 귀벌레 증후군을 촉발한다.
리듬을 타고 넘으며 합쳤다 흩어지고 흩어졌다 층층이 되는 안이호·전효정·최수인의 입체적 판소리 보컬이 신묘하다. '자웅 자웅 자웅 자웅' '친친' '낑낑' '끈적끈적' '빙빙빙' 등 국어사전에 있거나 없는 의태어, 의성어가 흩뿌려진다. 범상찮은 말맛이 특급 레시피처럼 토핑된다.
박수환 감독이 연출한 이 뮤직비디오의 안무는 '범 내려온다'에서 협업했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다시 맡았다.
다소 어두운 단조로 출발하는 '발밑을 조심해'는 '미친 태양빛 어둠을 덮쳐!'의 후렴구가 또 다른 중독성으로 '봐봐요 봐봐요'를 위협한다.
"도토리봇짐 놓쳐 짐승들이 잠을 깬다/기지개 켜고 킁킁거리며 넌 누구냐/인간의 냄새로다 머리가 검은 짐승" 등 랩을 방불케 하는 소리의 전개는 가히 광기 어린 플로(flow)로 질주한다.
베이스 두 대가 잣는 스테레오 리듬이 스피드웨이처럼 깔린다. 자고새, 사슴, 물소, 고래, 늑대, 순록, 얼룩말 같은 동물들이 호명된다. 이날치 1집의 세계관에 닿아 있으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모험을 묘사하는 서사가 전개된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브시알웍스(VCRWORKS)의 노유경 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완성했다.
이날치는 판소리 '수궁가'에 기반한 1집 이후 다른 판소리들인 '심청가'나 '흥부가'를 택하지 않았다. 전혀 다른 창작 세계관을 만들고 그 스토리에서 노랫말과 가락을 뽑아냈다.
새로운 스토리는 극작가 김연재가 만들었다. 총 열 두 곡으로 구성될 이날치 2집은 전쟁과 폭력에 맞서는 모험을 그린다. 사라진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SF 콘셉트 앨범이다.
주인공 '더미'와 '자루'는 정복 전쟁을 개시한 왕과 장군에게서 빼앗긴 잡종들의 이름을 되찾는 미션에 도전한다. 이 과정에서 왕의 서커스 천막에 붙잡힌 정령들, 잡히는 대로 먹어치워도 허기에 시달리는 잡율포적사, 세상의 선함을 지탱하는 '서른 여섯 명 의 정직한 인간', 과거만 아는 성성이와 미래만 아는 카산드라, 온몸이 조각난 마고할미, 세상에 한 번 난 것이라면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사천 개의 눈과 귀를 가진 황소를 만난다.
이날치는 이날 싱글을 시작으로 정규 2집이 완성돼 빛을 볼 때까지 매달 신곡이 담긴 싱글을 발표할 계획이다.
2019년 결성된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는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53: 들썩들썩 수궁가' 공연을 시작으로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무대를 종횡무진했다. 2020년 정규 1집 '수궁가'를 통해 재미난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현재의 댄스 뮤직'을 선보였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함께 작업한 '범 내려온다'가 한국관광공사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영상에 사용되며 누적 6억 조회수를 넘겼다. 2021년에는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최우수 모던록 노래'를 수상해 3관왕에 올랐다.
2021년 KBS 2TV '오케이 광자매', 2022년 애플TV+ '파친코'를 비롯해 여러 광고와 드라마 음악에도 참여했다. 최근 국극을 소재로 김태리가 주연한 화제작 tvN '정년이'의 OST에 '새타령'으로 참여해 다시 한 번 인기다. '정년이'의 전체 음악감독은 이날치 리더 장영규가 맡아 독특한 감각의 스코어로도 호평을 받는 중이다.
홍콩 클라켄플랍(Clockenflap), 덴마크 로스킬레(Roskilde), 슬로바키아 포호다(Pohoda), 워매드(WOMAD)를 비롯해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까지 국내외 유수 음악 축제도 섭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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