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구속된 ‘북한강 토막살인’ 현역 군 장교…법원 “도주 등 우려”

동료인 여성 군무원 살해하고 시신 훼손 및 유기한 혐의
‘왜 피해자 살해했나’ 등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현역 군 장교가 5일 오전 춘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함께 근무하던 30대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를 받는 현역 군 장교가 결국 구속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성민 춘천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현역 군 장교 A씨의 살인 등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43분쯤 영장실질심사 참석을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혐의를 인정하는가', '피해자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쏟아졌지만 A씨는 침묵을 고수하며 영장심사장으로 들어갔다. 영장심사가 끝난 오전 11시13분쯤 다시 모습을 드러낸 A씨는 '왜 살해했는가', '왜 시신 훼손까지 했는가' 등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10월25일 오후 3시쯤 과천 소재 부대 주차장 안의 본인 차량에서 여성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철거가 진행중인 부대 인근의 공사장에서 B씨의 시신을 훼손한 혐의, 범행 이튿날 오후 9시40분쯤 앞서 훼손한 시신을 화천 북한강변에 유기한 혐의도 함께다.

A씨는 사이버전을 시행하는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으로서, 중령 진급을 앞둔 상태였다. 피해자는 임기제 공무원인 여성 군무원 B(33)씨로, 그는 10월 말 계약기간 만료를 코앞에 두고 참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의 결근으로 인해 범행이 탄로날 것을 염려해 B씨의 휴대전화로 "퇴직 날까지 휴가 처리를 부탁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수법으로 피해자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행세하기까지 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2일 오후 2시45분쯤 화천군 화천읍 화천체육관 앞 북한강에서 B씨의 시신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용의자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이튿날인 3일 오후 7시12분쯤 서울 강남 일원역 지하도에서 A씨를 긴급체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거된 A씨는 "B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격분해 살해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