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의 조화로 돌아온 '마리오&루이지 RPG'
닌텐도 인기 시리즈 '마리오&루이지 RPG' 시리즈가 9년 만에 돌아온다. 여섯 번째 작품 '마리오&루이지 RPG 브라더십!'이란 이름을 걸었다. 시리즈를 전담해온 알파드림이 아닌 새로운 개발사 어콰이어가 지휘봉을 잡았다.
평단의 시선은 '그럭저럭'이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80점이다. 낮은 편은 아니지만, 시리즈 이름값을 생각하면 높다고 말하기 힘들다. 다만, 확실한 의의가 있다. 9년이란 세월을 기다려온 시리즈 팬들의 목마름을 해소하는 마른하늘의 단비 같은 신작이다.
마리오&루이지 RPG가 부활을 알리며 '슈퍼 마리오 RPG'와 '페이퍼 마리오 RPG'와 함께 마리오 RPG 시리즈 전체가 현대 타이틀로 모두 재탄생했다. 마리오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다. 가산점은 리메이크인 후자와 달리 완전히 새로운 신작이라는 사실이다.
시리즈 최초로 풀 3D 그래픽이 도입된 카툰 렌더링을 사용했다. 버섯 왕국이 아닌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번째 타이틀이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9년 만에 복귀작인 만큼 기존과는 새로운 시도를 한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난다.
■ 계승된 시리즈 전통 '브라더 액션 & 어택'
시리즈 대표적인 특징은 마리오와 루이지의 연계 기술 '브라더 액션'과 '브라더 어택'이다. 각각 총 세 종류의 연계 기술이 있으며 필드 상에서는 행동 가능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배틀에서는 보다 강력한 공격을 넣는다.
필드에서는 마리오와 루이지가 공이 돼서 굴러가 파이프나 모래 늪 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브라더볼'이 대표적이다. 함께 불이나 얼음을 던저 장애물을 부수거나 발판을 만드는 '파이어&아이스' 기술, 헬리콥터처럼 날 수 있는 'UFO 스핀'도 있다.
브라더 액션을 이용해 갈 수 없던 곳을 탐험하고, 퍼즐을 풀며 스테이지를 헤쳐나가는 기본적인 마리오 RPG의 기본 구성을 따른다. 시리즈의 핵심 구성을 계승했다. 커맨드 액션도 여전하다. 그러면서도 배틀 구성에 있어서는 보다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신작에서는 마리오와 루이지의 남은 HP와 BP를 보여주는 인터페이스 하단에 파란색의 HP 바와 노란색의 BP 바가 새롭게 추가됐다. 자원 현황에 대한 가시성을 높혀 보다 편리한 진행이 가능하다.
BP는 일종의 필살기 개념인 브라더 어택을 사용하는 핵심 자원이다. 특대 폭탄을 던져 큰 대미지를 입히는 '스피드 폭탄', 해머를 든 마리오와 루이지가 차례로 공격하는 '번쩍시계',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믹스 토네이도'로 구성된다.
마리오 RPG 시리즈가 추구하는 플레잉 방향성은 캐주얼함이다. 여타 복잡한 RPG와 같은 결로 비교할 수 없다. 복잡함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면 반대의 경우도 고유한 재미가 있는 법이다. 심플하지만 직관적인 재미를 보장한다.
■ 비슷하면서도 다른 새로움 '루이지 센스 & 배틀 플러그'
믿음직스럽지 못한 루이지가 이번 시리즈에서는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로맨싱사가' 시리즈의 번뜩임의 마리오 RPG 버전이 있다. 바로 '루이지 센스'다. 게임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독특한 이벤트다.
필드에서 반짝이는 오브젝트에 루이지가 반응하며 발생한다. 루이지 센스는 필드에서 브라더 액션이 할 수 없는 특수 상호작용이 가능케 만든다. 기존까지와는 완전 별개의 루트가 개척된다.
아울러 배틀의 흐름을 바꾸는 키 역할도 한다. 루이지 센스는 전투 중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보스나 보스 스테이지 주변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려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강력한 대미지를 넣는다.
배틀 플러그란 요소도 눈길을 끈다. 4편의 배지와 5편의 배틀 카드를 계승한 보너스 시스템이다. 특수 장비로서 장착 시 배틀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효과를 얻는다. 각각의 배틀 플러그는 사용 횟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소위 '각'을 재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점프 해머 어택이 '엑셀런트' 판정으로 적을 타격할 경우 추가 대미지를 입히는 '보너스 철구', 체력이 일정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 마리오나 루이지가 스스로 버섯을 먹는 '알아서 버섯' 등이 등장한다.
일부는 특정 배틀 플러그를 함께 장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용 횟수와 더불어 게임 내에서 장비할 수 있는 배틀 플러그의 수 역시 한정돼 있다. 수량과 횟수에 제한을 뒀다는 점에서 개발진이 중요한 순간에 쓰라는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 신구의 스타일 조화가 묻어나는 최신작
마리오&루이지 RPG 시리즈 최초로 닌텐도 스위치에서 발매되는 타이틀인 만큼 1편 이후 약 21년 만에 단일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상단과 하단이 구분된 DS의 더블 스크린 구조상 조작감에서 애로사항이 지적됐기 때문에 상당히 반가운 결정이다.
다만, 더블 스크린에서 단일 스크린으로 돌아왔음에도 필드 해머 액션 버튼은 AB가 아닌 XY버튼을 사용한다. 4개 버튼을 활용하며 비교적 높은 난도의 조작감을 보이는 대신, 조작의 재미를 살렸다고 평가받은 2편의 장점을 흡수한 모양새다. 캐주얼 속에 '킥'이다.
버튼 조작은 2편의 구성을 따르지만, 이외 UI는 1편으로 다시 회귀했다. 1편의 디자인과 동일하게 대미지를 보여주는 숫자 디자인이 더 이상 말풍선에 담기지 않는다. 럭키 히트 대미지만 말풍선에 표시된다. 대미지 계열에 따라 구분했다.
트레일러를 통해 가시동글이, 몬트리, 마그맨 등 전작에서 등장한 적들의 모습과 유사한 형태의 적들이 확인됐다. 새로움 속에서도 시리즈 팬들을 위한 친숙함을 놓치지 않았다. 시스템과 설정 면에서 신구의 조화가 어울리는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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