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 터에 온전한 접시 3장 첩첩이…130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노형석 기자 2024. 11. 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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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待'(기다릴 대)란 한자가 새겨진 신라시대 청동접시들이 포개진 상태로 땅속에서 나왔다.

신라 고도 경주에 있는 거대 사찰 유적 황룡사 터 서쪽 회랑 자리 외곽을 발굴하면서 나온 출토품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발굴단은 당대 절을 찾은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한 음식 용기 용도의 접시가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황룡사 터 회랑 외곽 지역에서 나온 청동접시를 비롯한 신라 절집 생활유물들이 처음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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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待’(기다릴 대) 선명하게 새겨져…손님용 추정
황룡사 터 회랑 서쪽 외곽 영역 땅 속에서 청동접시를 발굴해 거두는 모습.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待’(기다릴 대)란 한자가 새겨진 신라시대 청동접시들이 포개진 상태로 땅속에서 나왔다. 신라 고도 경주에 있는 거대 사찰 유적 황룡사 터 서쪽 회랑 자리 외곽을 발굴하면서 나온 출토품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발굴단은 당대 절을 찾은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한 음식 용기 용도의 접시가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포개진 채 나온 청동접시 모습.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청동접시들을 뒤집어 바닥면이 보이게 한 모습.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황룡사 터 회랑 외곽 지역에서 나온 청동접시를 비롯한 신라 절집 생활유물들이 처음 공개됐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5일 오후 경주 보문단지 라한 셀렉트 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 고대도성의 국가사찰’ 학술대회 행사에서 관련 유물들을 내보였다. 2018년부터 연구소가 발굴 중인 결과물들이다.

2020년 출토돼 한차례 공개된 ‘금동봉황장식자물쇠’를 비롯해 2023년 발굴 조사에서 출토된 각종 생활용 그릇과 등잔, 철제 국자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바닥면에 ‘待’자 를 새긴 두 종의 청동접시들과 긴 목에 기괴한 표정의 동물 토우상의 대가리 부분 등은 최근 조사로 처음 확인된 모양새의 유물들이다.

청동접시 표면에 새긴 ‘待’(대)자 명문. 접대를 위한 용도를 표기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황룡사 터 서회랑 외곽에서 나온 동물 모양 토제품. 긴 목에 기괴한 표정의 얼굴을 하고 있다. 노형석 기자

절 터 서편과 북편의 외곽 지구는 그동안 관심이 미진했던 욕탕과 부엌, 화장실, 종무소 등 황룡사의 생활 운영 시설들이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남은 발굴 조사에서 그 성격과 의미 등이 새롭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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