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4t ‘뽀빠이 돌’ 훔치려…1t 트럭에 운반하다 등산로에 쿵

못 옮기고 등산로에 떨어뜨린 2명 붙잡혀

한라산국립공원 인근에서 훔쳐 트럭으로 운반하다 등산로에 떨어뜨린 4t 무게의 자연석. 제주도 자치경찰단 제공

한밤중 제주 한라산에서 자연석을 훔치려던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5일 한라산국립공원 인근에서 자연석을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2명을 붙잡아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ㄱ(70대)씨는 구속 송치하고, ㄴ(50대)씨는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월21일 오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중장비를 동원해 한라산국립공원 인근에서 높이 1.5m, 무게 4t가량의 자연석을 캐낸 혐의다.

자치경찰의 조사결과 ㄱ씨는 범행장소에 먼저 가 전기톱 등으로 주변 나무를 잘라 차량 진입로를 확보한 뒤 ㄴ씨를 불러 함께 도르래와 로프 등 장비를 이용해 이튿날 새벽까지 12시간 동안 4t 짜리 자연석 1점을 캐냈다. 이들은 훔친 자연석을 1t 트럭에 실어 운반하다 150m 떨어진 등산로에 떨어뜨렸고, 날이 밝자 들킬 것을 우려해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치경찰단은 같은 달 24일 등산객 신고로 수사에 들어갔으나 범행 현장 인근에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없어 범행 추적 시간대 인근을 오간 차량 5200여대를 분석하고 타이어 감식 등을 통해 피의자들을 특정했다.

이들은 자연석을 훔쳐 되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단속을 피하기 위해 폐회로텔레비전이 없는 숲길을 이용하고 야간 시간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조경업자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이 자연석은 구멍이 뚫린 이른바 ‘뽀빠이석’으로 가공하면 많게는 수천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의 환경을 사유화하려는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