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물량 양산 경험”...HBM 1등 비결 공개한 SK하이닉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전시된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HBM3E’. [사진출처 = 뉴스1]

박문필 SK하이닉스 HBM PE(프로덕트 엔지니어링)담당 부사장은 5일 고대역폭메모리(HBM) 1등 비결로 “어마어마한 물량의 양산경험이 노하우”라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경쟁사와의 차이점에 대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잘 만드는 것만큼 안정적인 생산·공급 능력이 중요한데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매스 프로덕션’(대량양산)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이어 “퀄리티, 수율, 타임 투 마켓(적기 시장 공급) 등 이 세 가지를 컨트롤하는 것이 HBM 시장의 핵심”이라며 “HBM 내 D램에서 디펙트(결함) 하나로 7만달러짜리 AI 가속기 시스템 전체가 망가질 수 있어 (고객이 원하는) 퀄리티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내부 검증 절차를 통해 퀄리티를 높였을 뿐 아니라 한 사이클에 5개월 걸리는 테스트 기간을 대폭 줄였다. 이를 통해 HBM3E에서 고객 퀄(품질) 테스트를 단 한 번의 문제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수율은 반도체 공정에서 생산된 전체 제품 대비 정상 제품 비율을 말한다. 수율이 높을수록 불량품이 적다는 뜻이다.

박 부사장은 “물량을 많이 달라는 고객들의 요구가 거세다. 캐파(생산능력) 확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K하이닉스는 그동안의 대규모 양산경험 등을 통해 이를 최적화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4분기 출하를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HBM3E 16단 제품을 공급하고, HBM4 12단 제품도 내년 하반기 중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HBM3E 16단 제품은 HBM3E 12단보다 학습 성능은 18%, 추론 성능은 32%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패키징 방식에서는 기존 HBM3E 12단에 써오던 어드밴스드 MR-MUF 방식을 16단에도 적용한다.

MR-MUF는 적층한 칩 사이에 보호재를 넣은 후 전체를 한 번에 굳히는 공정을 말한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방열 성능 향상과 휨 현상 제어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술을 더욱 개선시킨 어드밴스드 MR-MUF를 4세대 제품인 HBM3부터 적용해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이 예상보다 빨리 시장 주류로 자리 잡은 만큼 HBM3E 16단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써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