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심청·흥부전, 신구세대 모아서 '마당놀이 모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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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이 인사이트모션과 함께 기획공연 '마당놀이 모듬전'을 펼친다.
이후 2014년 국립극장에서 '극장식 마당놀이'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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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3개 하이라이트 모아 한 작품으로
다시 뭉친 전설…윤문식·김성녀·김종엽
김준수·유태평양 등 창극단 간판스타도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마당에서 탯줄을 잘라 태우고, , 결혼하고, 상여가 나가는 게 바로 마당놀이입니다. 초창기에는 연극과 별로 다르지 않았지만, 이제는 관객들이 구경하러 오는 게 아니라 참여하러 와요. 가장 한국적인 놀이문화가 마당놀이가 아닌가 합니다." (윤문식)
국립극장이 인사이트모션과 함께 기획공연 '마당놀이 모듬전'을 펼친다. 오는 29일부터 1월30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마당놀이는 1981~2010년 극단 미추에서 3000회 이상 공연했다. 이후 2014년 국립극장에서 '극장식 마당놀이'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이번 '모듬전'은 대표작인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 중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장면을 엮었다. 사랑을 속삭이는 춘향과 몽룡 사이에 난데없이 심봉사가 끼어드는가 하면 공양미 삼백석을 바치고 딸 청이를 잃은 심봉사 앞에 놀보가 심술궂게 등장하는 식이다.
손진책 연출가는 5일 오후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듬전'이란 춘향전·심청전·흥부전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모아보자는 뜻도, 신구세대를 모아보자는 뜻도 된다"며 "저희 세대가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장기집권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만큼 이제는 진짜로 후배들에게 서서히 자리를 물려주고 새로운 스태프들이 새 배우와 해야 하지 않나 한다"고 말했다.
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극작가 배삼식,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등 마당놀이 신화를 일궈온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마당놀이 스타 3인방 윤문식(심봉사), 김성녀(뺑덕), 김종엽(놀보)이 특별 출연해 '원조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여기에 민은경, 이소연, 김준수, 유태평양, 조유아 등 국립창극단 스타 배우들과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배우들이 출연해 신구 세대가 어우러진다.
윤문식은 "초창기에는 연극배우들로만 구성돼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지금 멤버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 동안 보여드렸던 것보다 훨씬 더 '빌드업' 됐다"고 귀띔했다.
김종엽은 "소리 은사이셨던 박동진 선생님이 '염소가 새 순에 길들여지면 묵은 순의 참 맛을 모르듯, 광대가 잔재주에 길들여지면 농익은 재주를 펼칠 수 없다. 그러니까 광대는 죽을 때까지 닦아야 한다'고 하셨다"며 "저희 세대에서 완벽하게 이루지 못하고 후배에게 짐을 넘기는 것 같은 안타까움은 있으나 열정적이고 전문적인 후배들과 어울린다는 것 자체로 기운이 솟는다"고 했다.
박범훈 작곡가는 음악이 연희적인 극의 흐름, 재기발랄한 대사, 관객의 추임새를 이끌 수 있도록 흥겨운 음악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음악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인 만큼 '들려주는' 소리가 아니라 '보여주는' 소리를 만들어야 해 다른 작품보다 어렵다"며 "마당놀이는 우리의 전통으로 자리 잡을 장르인 만큼 21세기에도 계속 이어지고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수호 안무가는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도 어깨를 들썩일 안무를 구상하고 있다. 특히 원형극장인 하늘극장에서 공연되는 만큼 무대를 둘러싼 관객석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움직임을 만드는 데 애를 쓰고 있다. 그는 "마당놀이는 사면을 다 보면서 안무가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시대가 지나면서 관객들 눈도 높아졌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킬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신경 쓰고 있고 전했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소통이 마당놀이의 핵심이다. 돼지머리에 돈을 꽂으며 새해의 행복을 기원하는 참여형 고사, 공연 내내 이어지는 추임새와 뒤풀이 춤판까지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공연의 재미는 배가된다.
손진책 연출은 "우리 나라에는 나이와 교육 수준의 고하와 관계없이 평등한, 온 가족이 다 가서 볼 수 있는 공연이 많지 않다"며 "지금 마당놀이의 주요 관객은 옛날 엄마 손잡고 오던 아이들이다.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전통 연희를 고정 공연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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