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견고한 SK·엔비디아 동맹 어떻게 깰까… 최선단 D램 적용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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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퍼스트 공급사'가 되기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HBM3E(5세대)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졌지만, 최선단 D램을 적극 활용해 HBM4 시장을 선점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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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동맹' SK 추격 시동
업계 "삼성·SK, 시장 양분할 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퍼스트 공급사'가 되기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HBM3E(5세대)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졌지만, 최선단 D램을 적극 활용해 HBM4 시장을 선점할 지 주목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관계를 강조하며 HBM4에서도 앞서간다는 포부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HBM4 시장에서도 여전히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삼성과 시장을 양분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3E 시장에서 뒤처진 이유 중 하나로 'D램 성능'을 꼽고, 한 단계 개선된 HBM용 D램을 개발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HBM은 D램을 쌓아 올려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이기 때문에, D램 성능은 곧 HBM 성능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그간 HBM3E 제품을 1a(4세대) D램을 통해 제작해왔다. 반면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1b(5세대) D램으로 HBM을 만든다. 10나노급 D램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 순으로 진화해 왔는데, 삼성이 적용하는 1a D램은 경쟁사 대비 한 세대 전 버전인 것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1c(6세대) D램 공정을 오는 2026년 예정인 HBM4E에서 적용할 계획이지만, 삼성은 이보다 빠른 HBM4에서부터 1c D램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3E 경쟁력 부족의 이유를 후공정(패키징)이 아니라 전공정(D램)에서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세대인 1c D램 개발을 선점하고, 이를 HBM4에 적용해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HBM '베이스 다이'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베이스 다이는 HBM에서 받침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삼성의 HBM3E 제품 경쟁력이 부족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은 이를 위해 TSMC와 협업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베이스 다이 제작을 외부에 맡기기로 한 것은 자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력 부족을 시인하는 의미일 수 있지만, 이는 HBM4에서 절대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커스텀 HBM의 베이스 다이 관련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며 HBM4에서도 우위를 가져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엔비디아에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올 연말에는 HBM3E 12단 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차세대 AI 가속기 제품 세부 스펙을 공유 받으며, 차세대 제품 개발에서도 다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 'SK AI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동맹 관계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와 동맹 관계라지만 어느 한 공급사로 비중이 치우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삼성이 1c D램을 통해 HBM 제품을 만들어내면 이는 최초 사례가 되는 만큼, HBM4에선 삼성과 SK가 시장을 양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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