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늑장수사’ 눈총 검찰, 부랴부랴 검사 4명 추가 파견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김건희 여사.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오는 8일 피의자 신분으로 창원지검에 출석한다. 검찰은 창원지검에 검사 4명을 추가로 파견하며 수사팀을 확대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수사하라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사팀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명씨의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5일 “명씨가 8일 오전 10시 창원지검에 출석해서 조사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올해 총선 때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전 서을 지역구 출마를 시도했던 정치지망생으로 명씨를 무료로 돕고 있다. 명씨는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976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대선 과정에선 윤 대통령을 위해 3억7천만원을 들여 81회 여론조사를 했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검찰청은 이날 이지형(48·사법연수원 33기) 부산지검 2차장과 인훈(49·37기) 울산지검 형사5부장, 서울동부지검과 부산지검 서부지청에서 평검사 각 1명씩을 창원지검 수사팀에 합류시켰다. 지난달 17일 대검과 부산지검에서 선거 사건 수사검사 2명을 파견한 뒤 두번째 검사 파견이다. 공천 개입 의혹 수사팀 인원은 모두 11명으로, 수사팀장은 이지형 차장검사가 맡을 예정이다.

검찰이 수사 인원을 대폭 보강한 데는 ‘늑장 수사’라는 비판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상설특검 실시를 요구하고 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마저 비공개 회의에서 “특별수사팀을 꾸리든 수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창원지검은 지난해 12월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의 관련 수사의뢰에도 이 사건을 약 9개월 동안 수사과(검사가 없는 수사관 조직)에 방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대검의 한 간부는 “사실상 특별수사팀에 준하는 수준으로, 수사 속도를 내겠다는 검찰총장의 의지 표명”이라며 “총장이 수사에 그립을 쥐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