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장 트리오'…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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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醬) 트리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올해 등재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의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면서 간장, 된장, 고추장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 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인류무형유산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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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정은 12월...23번째 무형유산
'장(醬) 트리오.'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자주 언급된 말로, 한국 전통음식의 기본인 간장, 된장, 고추장을 가리킨다. 수천 년 역사를 지닌 한국 발효식품의 대표 격인 전통 장의 존재가 전 세계 미식가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올해 등재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의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면서 간장, 된장, 고추장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이 아닌 '장 담그기' 문화 주목
5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 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인류무형유산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유네스코 평가기구는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유산을 심사한 뒤 평가 결과를 등재, 정보 보완(등재 보류), 등재 불가 등으로 분류하는데, 한국 정부가 신청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등재 판단을 받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등재 판단을 받으면 대부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무형유산위원회가 주목한 것은 유형유산인 장이 아닌 장 담그기 문화다. 장을 만드는 풍습과 제조 기법 등 식문화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2010년 프랑스 식문화가 '프랑스 사람들의 아름다운 식사'라는 이름으로 등재된 것을 시작으로 멕시코의 '전통 요리 문화', 중국의 '전통 차 제조 기술과 향유 문화' 등 여러 세대를 거쳐 내려온 각국의 식문화가 무형유산목록에 등재된 것과 비슷한 경우다. 2013년에는 한국의 '김장 문화'도 '김치 담그기 문화'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됐다.
"역사가 담긴 공동체적 식문화"
장 담그기는 재료를 준비해 장을 만드는 전반적 과정을 아우른다. 콩을 발효해 장으로 만들어 먹은 것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라도에선 음력 1월 정월에, 충청도에선 음력 3월 1일에 주로 장을 만들었다. 손맛 좋기로 소문난 집안에선 '손없는 날'을 고르고 골라 장 담그는 날을 선택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장이야말로 음식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식재료이기 때문. 종갓집에선 수백 년까지 대를 이어 씨간장(묵은 간장)을 보유하며 장맛을 유지했다. 유네스코 평가기구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해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발효 장은 한국 식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식품"이라며 "콩을 발효해 먹는 문화권 안에서도 중국, 일본 등과 제조법 차이를 보이고, 전승 노력도 공동체 안에서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인류무형문화유산 최종 등재는 다음 달 2∼7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 관문을 넘으면 장 담그기 문화는 한국의 23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이 된다.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이 처음 등재됐고 최근에는 '한국의 탈춤'(2022)이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됐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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