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호소하다 숨진 교사…인천 특수학급 24%, 학생 수 법정기준 초과

5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 등이 특수학급 교사 죽음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승욱기자

과밀학급에 배치된 한 특수학급 교사(30대)가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인천의 일반 학교(유치원 포함)에 설치된 특수학급 4개 중 1개가 과밀학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교육청은 5일 인천의 전체 특수학급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포함해 모두 835학급이라고 밝혔다. 이 중 법정 기준을 초과한 학생 수가 배치된 과밀학급은 197학급으로 집계됐다. 전체 학급 중 23.6%에 달하는 수치다.

인천에서 특수교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도 최근 3년 사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5.1명이었지만 2024년에는 5.5명으로 늘어났다. 중학교의 경우 1인당 학생 수가 같은 기간 5명에서 5.9명으로 0.9명 증가해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1인당 학생 수가 같은 기간 5.5명에서 6.2명으로 0.7명 늘었고,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각각 5.4명에서 5.7명, 3.8명에서 3.9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교육기관별 법정 정원을 간신히 맞추는 수치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유지원의 경우 특수교육대상자가 4명을 초과하면 2개 이상의 학급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특수교육대상자가 6명을 초과하면 2개 이상의 학급을 설치하도록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 특수교육대상자가 7명을 초과할 때 2개 이상의 학급을 설치한다.

한편, 인천에서는 지난달 24일 오후 8시께 과밀 특수학급을 담당하던 초등학교 교사 ㄱ씨가 인천 미추홀 구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ㄱ교사가 담당했던 학급에는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8명의 특수교육대상자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ㄱ교사는 인천시교육청 남부교육지원청에 교사 충원을 요청했지만 학생 보조인력을 충원만 이뤄지고 교사 충원은 없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ㄱ교사의 죽음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위해 인천시교육청은 감사를 실시하고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라”며 “법정 정원을 초과하는 학급에 대해서는 증설 계획을 제시하고 과밀학급 여건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과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라”고 주장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과밀학급 해소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