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우치 앵커' 박장범 KBS 사장 인사청문회 증인 20명 채택
인사청문회 이틀 의결에 국힘 "독단 진행, 최악의 기록으로 남을 것"
민주당 "500여명의 KBS 기자들이 박장범 후보 강력하게 거부"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국회가 김건희 여사가 받은 디올백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만한 백'이라고 말한 박장범 KBS 앵커를 사장 후보로 선임한 배경 파악에 나선다. 또 KBS 기자들 500여명이 KBS 내부 게시판에 박장범 사장 후보를 반대하는 연명 성명을 올린 이유도 파악할 예정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5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KBS 사장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국회 과방위는 표결 결과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표결에는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한 뒤 참석하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은 오는 19일 단 하루만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 후에는 증인과 참고인 채택도 이뤄졌다. 증인으로 채택된 20명 중 11명은 KBS 이사들이다. 지난 7월30일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추천한 서기석 KBS 이사장과 권순범 이사를 포함해 신임 이사로 추천된 이인철·류현순·이건·허엽·황성욱 이사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야권 추천인 이상요·김찬태·류일형·정재권 이사 등도 채택됐다. 국회 과방위는 KBS이사회를 상대로 박장범 앵커가 어떻게 사장 후보에 오를 수 있었는지 물을 예정이다.
또 박장범 사장 후보 선임 과정에 대통령실 관계자가 관여했는지도 물을 예정이다. 과방위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이기정 대통령실 비서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영일 KBS 노사협력주간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올해 초 KBS가 진행한 '대통령 신년 특별대담' 제작 관련자들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장한식 KBS 보도본부장, 최재혁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 최재현 KBS 통합뉴스룸국장 (보도국장) 등도 출석이 예정됐다.
앞서 지난달 23일 KBS 이사회가 여권 이사들만 참여한 표결에서 차기 KBS 사장 후보로 박장범 앵커를 임명제청하기로 의결했다. 그러자 이날부터 KBS 취재 및 촬영기자 30개 기수가 KBS 내부 게시판에 연명 성명 18개를 올렸다. 총 500여명의 기자가 반대 연명 성명에 참여했다.
이에 참고인으로는 권준용 KBS 같이노조 위원장과 노태영 KBS 기자협회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또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 박주민 로이터통신 기자, 안양봉 KBS 기자, 윤다슬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최경진 전 KBS 시청자위원장 등도 채택됐다.
5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이틀 청문회 추진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는 “이것은 우리 국회 과방위 최악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도대체 이런 중요한 의사일정을 회의 시작 2분 전에 변경해서 공지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현 민주당 간사는 “방송장악을 하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의 이 무도함을 밝혀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진행되는 부분을 최형두 간사님이 지나치게 과도하게 문제 제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오후 “오늘 민주당 과방 위원장이 표결에 부친 KBS 사장 인사청문회 의사일정은 엊저녁까지만 하더라도 상임위 위원 전원에게 19일 하루 실시하는 것으로 통보됐다. 그리고 같은 내용의 의사일정 안건 자료가 오늘 아침 10시 상임위 전체회의 시작 전 위원들의 책상에 배부됐다”며 “그런데 돌연 9시 54분경, 상임위원장이 과방위 행정실에 KBS 사장 인사청문회를 18~19일 이틀간 진행할 것을 지시해 58분경 변경된 의사일정 안건 자료가 다시 배부됐다. 그러나 여당 위원 책상에는 회수도 되지 않은 원안 자료가 그대로 놓인 채였다. 우리 대한민국 헌정사에 이런 상임위원회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KBS를 '땡윤 뉴스'로, 범죄 은폐 방송으로 만들 목적이 아니라면 박장범 사장 임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KBS 내부에서도 18기부터 50기까지 현직 취재기자, 촬영기자 등 500여명의 기자들이 박장범 후보자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속보] KBS 차기 사장 후보에 박장범]
[관련 기사 :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한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이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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