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제지업 원로 "日 폐지 참 깨끗해…학교서 가르친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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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후는 일본말로 국부(國富)를 뜻한다.
47년 동안 제지업에 종사한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72)은 일본 폐지의 품질이 "한국은 아직 못 쫓아갈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좋은 원료를 써야 좋은 종이가 나오는데, (재활용) 과정을 개선하려면 폐지 수집상과 제지업계뿐 아니라 정부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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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코쿠후는 일본말로 국부(國富)를 뜻한다. 일본은 쓰고 버린 종이가 국부라고 여긴다. 일찍이 1970년대에 폐기물 관련법에 '폐지는 폐기물이 아니다'라 못 박았다. 아무도 안 가져가려는 폐기물이 아니라 자원이란 말이었다. 이후 종이의 재활용 체계를 정비해 지금은 '아파트가 많아 재활용을 잘한다'는 한국보다 적어도 20년은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길거리에 폐지 줍는 어르신도 없다. 이런 일본의 종이 재활용 체계를 하나씩 소개한다.
최 회장은 지난 6일 일본의 폐지 수집상인 아라이상점을 견학한 후 본지와 만나 "일본은 원료(폐지)가 참 깨끗하다"며 "소학교(한국의 초등학교)부터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을 가르친 덕"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깨끗한나라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듬해인 2020년 한국종이자원진흥원의 이사장에 올라 폐지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진흥원은 일본의 고지재생촉진센터를 모티브로 2011년 발족했다.
일본은 종이를 골판지와 신문지, 잡지, 우유팩, 그외 종이 다섯가지로 분리배출한다. 우유팩은 물로 씻고, 가위로 오려 버린다. 최 회장은 "일본은 가정에서 종이를 깨끗이 씻고 분리하니 제지공장에 들어가면 (활용성이) 최고"라며 "우리 정부도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이지만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제림은 적다. 종이의 원료인 펄프를 80% 이상 수입해야 한다. 제지업계는 폐지의 활용성을 키우는 것을 숙원으로 여겼다.
최 회장은 정부에 한국제지자원진흥원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단체는 종이 재활용을 촉진하고자 이사회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도 참여하지만 재정 지원은 전무하다. 일본 고지재생촉진센터는 정부의 재정·행정 지원이 활발하다.
그는 10여년 전 중국의 최대 제지업체인 나인드래곤을 방문했을 때 공장 부지가 한국 공장들의 10배 수준이었고 설비가 전부 자동화됐으며 고가의 유럽산 생산설비도 갖춰 "중국이 참 무섭다"며 "앞으로 글로벌 제지시장은 중국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제지업계와 폐지 수집업계, 그리고 정부의 3자 협업을 당부했다. 최근 수출가격 인상으로 폐지 상당수가 동남아시아로 판매돼 국내에서 수급이 불안정했던 점을 거론해 "원료업계로선 수출 가격이 높으면 수출할 수 있다"면서도 "(제지산업의 발전) 하나의 목적으로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일본과 중국 제지업계에도 "동남아시아가 우리를 앞서기 시작했다"며 "세 나라가 교류와 협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일본)=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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