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단풍을 찾아서[정동길 옆 사진관]

정지윤 기자 2024. 11. 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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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종로구 백사실 계곡의 단풍나무가 오후 햇살 속에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5일 찾은 서울 종로구 백사실 계곡. 숲이 우거진 계곡은 도심 속 힐링 공간이다. 이맘때면 단풍이 절정이라 내심 고운 단풍을 기대했다. 하지만 대부분 나뭇잎은 아직 푸르렀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단 한그루 단풍나무만 오후 햇살을 받아 곱고 붉었다. 제대로 된 단풍을 보려면 한 주 후에나 다시 찾아야 할 것 같았다.

5일 서울 종로구 백사실 계곡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단풍나무에 곱게 단풍이 물들어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예전 같았으면 절정인데, 11월 초인데도 좀처럼 붉고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이루는 모습을 보기 어렵네요.” 계곡을 찾아 예쁜 단풍을 기대했던 한 시민이 아쉬움에 내뱉은 말이다. 단풍은 기온이 낮아지면서 시작된다.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 같은 가을이 계속되면서 단풍이 예년에 비해 늦어졌다. 곧 추위가 닥칠 태세인데 올해는 단풍이 ‘실종’ 상태다.

지난 2021년 10월 29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에서 바라본 경희궁의 단풍.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2008년 10월 31일. 단풍이 곱게 물든 서울 덕수궁 돌담길을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지나가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2016년 10월 20일. 곱게 물든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진입로에서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그래서 예전에 찍었던 서울 도심의 단풍사진을 찾아봤다. 날짜를 살펴보니 지금보다는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빨랐다. 기후 전문가들은 앞으로 단풍 시기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고, 심할 경우 단풍 절정도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는 붉게 물든 단풍사진을 찍는 일이 점점 힘들어 질 것 같다.

지난 2013년 11월 1일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 앞 은행나무잎이 노랗게 물들어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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