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만 16개월··· 부상 터널 지나 돌아온 NC 김진호, 내년 마무리 경쟁도 참전한다

심진용 기자 2024. 11. 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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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NC 다이노스 제공



김진호. NC 다이노스 제공



내년 시즌 NC 마무리는 무주공산이다. 지난 4년간 뒷문을 지켰던 이용찬(35)이 FA다. 구단에 남는다 해도 내년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팀내 다른 자원 중에 차기 마무리를 찾을 계획이다. 2차 드래프트로 입단해 깜짝 활약 후 후반기 마무리 역할까지 했던 김재열(28)과 내년 반등을 노리는 류진욱(28)이 후보다. 여기에 길었던 부상의 터널을 지나 1년 4개월 만에 복귀한 김진호(26)가 가세한다.

김진호가 1군에서 빠진 건 지난해 5월이다. 어깨 통증을 느꼈다. 심각해 보이지는 않았다. 어깨 회전근개 손상 진단을 받았고, 구단은 ‘2주 휴식 후 2주 재활’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귀까지 일 년 반이 더 걸릴 거라고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어깨 재활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당초 한 달 계획을 훨씬 지나 8월에야 퓨처스 마운드에 올랐다. 그렇게 1군으로 복귀하나 했는데 더 큰 사고가 터졌다. 퓨처스 투구 후 이번에는 어깨가 아닌 팔꿈치 통증을 느꼈다.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진호는 “재활 마지막 단계였는데 팔꿈치 통증이 올라오더라. 가을 야구도 해보고 싶었고, 수술은 안받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결국 김진호는 9월 초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복귀가 눈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더 큰 부상이 닥쳤으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 김진호는 “시즌 중에 어깨 때문에 3개월 재활을 해야 한다고 할 때도 마음이 안 좋았는데, 아예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시즌 중에 2번이나 그렇게 되고 나니 사실 마음 잡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간신히 마음을 추스르고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재활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술을 마치고 첫 한 달이 가장 힘들었다. 갈아 끼운 인대를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한 달 내내 팔꿈치를 굽혔다 펴는 운동만 했다. 조금씩 각도를 키우며 반복했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기도 했지만, 팔꿈치를 억지로 굽혔다 펴는 동작 자체가 많이 아팠다.

주변에서 조언을 많이 들었다. 부상 경험이 많은 선배 구창모와 대화를 많이 했다. 김진호는 “창모 형도 그런 경험이 많아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이겨냈던 것 같다”고 했다.

길었던 재활을 마치고 김진호는 지난달 25일 SSG를 상대로 16개월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둔 시점이었다. 김진호는 “올해 먼저 복귀를 하는 것과 내년 바로 시작하는 게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올해 일단 복귀를 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시즌 순위도 결정이 되면서 편안한 상황이었던 덕에 복귀전 부담도 덜했다는 이야기다.

김진호는 복귀전 1이닝 2실점을 했다. 닷새 후 2번째 등판에선 1.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김진호는 “첫 경기는 너무 긴장을 많이 했는지 내 몸 같지가 않았다. 바보 같이 던졌다. 2번째 경기는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김진호의 내년 목표는 일단 건강이다. 건강을 지키면서 구위 또한 유지해야 한다. 김진호는 2022시즌 들어 포심 평균 구속이 5㎞나 늘었다. 평균 145㎞에 최고 150㎞를 넘겼다. 지난해 어깨와 팔꿈치 부상이 갑작스러운 구위 향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었다. 새로 장착한 인대로 건강하게,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면 NC 불펜에는 큰 힘이 된다. 지난해 부상 이탈 전까지 김진호는 평균자책점 2.76에 9홀드로 리그 홀드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내년 봄 전지훈련을 거쳐 결론이 나겠지만, 마무리 욕심 또한 없지 않다. 불펜 투수라면 모두가 필승조 나아가 마무리를 꿈꾼다. 김진호 또한 같은 생각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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