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한 외무상과 깜짝 회동에 1분 악수 환대까지
북한군 파병으로 밀착하는 양국 관계 과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북·러 밀착이 강화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깜짝 면담했다. 국제무대에서 ‘상습 지각’과 ‘거리 두기 자리 배치’로 악명 높은 푸틴 대통령은 휴일을 반납하고 만난 최 외무상과는 1분 가까이 손을 맞잡았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를 실무 방문 중인 최선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외무상을 크렘린궁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함께 공개된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최 외무상을 웃으며 맞이하면서 악수를 청했고, 약 1분간 손을 맞잡은 채 인사를 나눴다. 최 외무상은 푸틴 대통령에게 면담 시간을 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깊이 진정 어리고 따뜻하고 우호적인 인사’를 전달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통역을 통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이 러시아 공휴일인 ‘국민화합의 날’이라면서 “휴일에 친구를 만나는 것은 아주 좋은 전통”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이 마주 앉은 탁자에는 북측 인사 1명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보좌관이 배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5~6m 길이의 하얀 타원형 탁자에 최 외무상과 가까운 쪽으로 마주 앉아 대화했다.
이 탁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주목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만류하기 위해 찾아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상들과는 이 탁자의 멀리 떨어진 양 끝으로 앉았다. 당시 크렘린궁은 코로나19 이유를 들었지만, 일부러 거리 두기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반면 최 외무상과는 가깝게 앉아 대화하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북·러 밀착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29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휴일까지 반납한 깜짝 회동으로 북한에 대한 극진한 대우를 보여준 셈이다.
최 외무상은 지난 1일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회담한 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승리의 날까지 항상 러시아 동지들 편에 서 있을 것”이라고 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군 파병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답방,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북·러의 공동 대응에 관해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411032143015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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