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길목 그린벨트 푼 오세훈 "추가 해제계획 없어"

김진수 2024. 11. 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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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수도권 공공택지 발표]
"서리풀지구, 교통 갖춰 재원 투자 최소화 가능"
"GB해제 명분은 저출생…절반 신혼장기전세로"
"저출생 대책 결단…GB 해제 최소화"

정부가 서울 서리풀과 경기 고양대곡 역세권, 의왕 오전왕곡, 의정부 용현 등 4곳을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해 5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으로 묶였던 서리풀 지구에 2만가구를 공급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만가구의 절반이 넘는 1만1000가구를 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해 미래세대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GB 해제 물량을 최소화하자는 게 서울시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5만가구에 이어 내년 상반기 3만가구를 추가 발표하기로 했다. 이준형 서울시 주택정책관은 "내년 (발표할 택지) 3만가구에 서울시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GB 해제 예정지는 없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서리풀 신규 택지를 통한 입주물량을 공급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왜 서리풀?…"교통 갖춰진 주택가"

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은 △서울 서리풀 2만가구 △고양대곡 역세권 9000가구 △의왕 오전왕곡 1만4000가구 △의정부 용현 7000가구 등 4개 지역에 5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서리풀·대곡·오전·용현' 6.9㎢ 새 택지에 5만가구(11월5일)

물량이 가장 많은 서울 서리풀 지구는 서초구 원지동, 신원동, 염곡동, 내곡동, 우면동 일대에 위치했다. 221만㎡(67만평) 면적의 GB를 해제한다. 이미 훼손돼 GB로 보존할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2만가구 중 55%(1만1000가구)는 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2(미리 내 집)으로 공급된다. 10년 거주 후 출생아 수에 따라 거주기간을 10년씩 연장한다. 20년 후 시세의 80~90% 수준에 분양 전환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리풀 지구를 선정한 배경에 대해 "GB 해제를 최소화하고 이미 훼손된 곳 위주로 하는 게 원칙"이라며 "서리풀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이미 갖춰져 재원 투자가 최소화돼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혼부부가 입주하는 만큼 황량한 곳이 아니라 주택가 한가운데라는 점도 이유"라고 부연했다.

2024년 수도권 신규택지 조성 지구 /그래픽=비즈워치

왜 신혼부부?…"GB 해제 명분은 저출생 해결"

오 시장은 GB 추가 해제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는 "주택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에 협조하기 위해 서울시의 오래된 원칙을 훼손했다"며 "(GB 해제) 물량을 최소화하자는 게 서울시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물량의 절반 이상을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서울시가 오랫동안 유지했던 GB를 해제하는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국민을 설득할 만한 뚜렷한 명분이 필요했다"며 "GB 해제와 저출생 대책을 연관 지어 물량을 배분하기로 처음부터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물량을 배분하기 위해 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며 "주택시장 안정과 저출생 문제 극복, 난개발 방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좋은 위치에 양질의 주택이 공급된다는 믿음을 주면 무리하게 주택 구입을 서두르는 가수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흐름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지구에 확산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크지 않다. 김배성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서울시 GB 해제 시 신혼부부 출산 장려에 방점을 두고 진행됐기 때문에 사전에 논의된 사항"이라며 "후보지와 관련해 추가로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서리풀 지구는 역세권 고밀개발 방식이 적용된다. 신분당선 추가 역 신설을 검토하는 등 교통개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분당선과 3·4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등과 연결되는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고 도심까지 20분대 접근할 수 있는 환승 체계도 갖춘다.

김 단장은 "신분당선은 역 간 간격이 멀다. 지금은 GB라 괜찮은데 2만가구가 입주하면 역 신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며 "과밀교통 대책이나 지구단위계획 수립 과정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적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미리 내 집은 20년 후 분양 전환되는 주택"이라며 "신규 택지 물량 가운데서도 공급 시기가 분산되는 만큼 그런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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