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29시수, 죽어버릴 것 같다”…숨진 특수학급 교사 고통 호소

이승욱 기자 2024. 11. 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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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노조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반편성 등에 대한 내용은 수시로 변동되는데 3월 이후가 아닌 2월에 전학생이 확인됐음에도 학급이 감축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단 한 시수도 빠지지 않는 29시수의 수업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 이는 일반적인 교사라면 감당할 수 없는 시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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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특수교사노조 생전 대화 내용 공개
빈 교실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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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숨진 채 발견된 특수학급 30대 교사의 고뇌가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고인은 과밀학급과 특수학급 전일 분리수업, 장애 학생 행동문제, 학부모 민원, 과도한 행정업무, 관리자와 교육지원청의 책임성 부재 등을 호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ㄱ학교 ㄴ교사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고인은 그동안 유가족 및 주변 동료에게 지속해서 괴로움을 호소해 왔다”고 밝혔다.

숨진 특수학급 교사의 생전 카카오톡 대화 내용. 전국특수교사노조 제공
숨진 특수학급 교사의 생전 카카오톡 대화 내용. 전국특수교사노조 제공

이날 특수교사노조가 공개한 대화 내용을 보면, ㄴ교사는 지난 2월22일 새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 “우리 특수학급이 8명에서 6명으로 인원이 변경돼 학급 감축이 됐는데 1명이 바로 전학 왔다”며 “갑자기 학생을 보낸다고 이해하려고 해도. 학급 배치를 왜 이렇게 하지?”라는 메시지를 동료 교사에게 보냈다.

해당 학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애 학생이 8명이어서 특수학급을 2개 반을 운용했지만, 올해 숫자가 줄면서 1개 반으로 줄었다. 줄어든 특수학급은 8월 장애 학생이 1명 더 전학 온 상황에서도 복구되지 않았다고 한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초등학생의 경우 장애 학생이 7명 이상이면 특수학급을 2개 이상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수교사노조는 또 ㄴ교사가 매주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는 지난 6월25일 동료 교사에게 “나 수업이 (1주일에) 29시수”라며 “진짜 죽어버릴 것 같다. 중간에 기간제도 안 준다”고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의 한주 수업시수가 29시수임을 고려하면 ㄴ교사는 매주 모든 수업을 홀로 감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수교사노조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반편성 등에 대한 내용은 수시로 변동되는데 3월 이후가 아닌 2월에 전학생이 확인됐음에도 학급이 감축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단 한 시수도 빠지지 않는 29시수의 수업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 이는 일반적인 교사라면 감당할 수 없는 시수”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ㄴ교사는 카카오톡 대화에서 “우리 반 (장애학생) 문제 행동이 심해서 컨설팅을 신청했는데 나보고 관찰해서 체크하라고 한다. 나 수업시수가 29시수인데 이게 맞나”, “교사가 아파트 단지 안에 들어와서 등교지도 해달라는데 학교에서 그렇게 해줘야 한다고 한다”, “오늘 학교에 일찍 출근해서 기안 2개 올리고 계획서 작성했다. 아직도 눈물이 난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와 관련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 등도 이날 오전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ㄴ교사에게 특수교사를 지원하지 않은 인천시교육청을 규탄했다. 4개 교원단체도 이날 오후 4시30분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을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편, ㄴ교사는 지난달 24일 밤 8시께 인천 미추홀구의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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