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최대어 확정, ‘A등급’ 김원중-최원태 이적할까… KBO FA 선수 20명 공시, FA 시장 개막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5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선수가 공시되면서 본격적인 ‘쩐의 전쟁’이 막을 올렸다. 최정이 SSG와 합의를 하며 1호 계약 및 최대어를 확정한 가운데, 리그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대어들이 많이 나오며 이번 FA 시장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한편 FA 자격을 뒤로 미루며 내년을 기약한 선수도 있었고, 비FA 다년 계약으로 FA 계약을 대신한 선수도 있었다.
KBO는 5일 2025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30명 중 FA 승인 선수 20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KBO에 따르면 2025년 FA 승인 선수는 KIA 임기영, 장현식, 서건창, 삼성 류지혁, 김헌곤, LG 최원태, 두산 김강률, 허경민, KT 엄상백, 우규민, 심우준, SSG 노경은, 최정, 롯데 구승민, 김원중, 한화 하주석, NC 이용찬, 임정호, 김성욱, 키움 문성현 등 총 20명이다.
5일 공시된 2025 FA 승인 선수는 11월 6일(수)부터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KBO는 이어 “총 20명이 FA 승인 선수로 공시됨에 따라, KBO 규약 제173조 [FA 획득의 제한]에 따라 타 구단 소속 FA 승인 선수 중 2명까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O는 지난 2일 올해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30명의 선수가 대상자였다. 다만 이중 김강민 박경수 등 은퇴 선수들도 끼어 있어 실제 FA 자격을 행사할 선수는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FA 자격을 행사하지 않고 뒤로 미룰 선수도 있었다. KBO는 4일까지 해당 선수들의 신청을 받았고, FA 자격을 신청한 선수는 총 20명이었다. KBO는 이 승인선수 명단을 5일 공시했고, 6일부터는 해당 선수들은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6일부터 FA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우선 20명 중 최대어라고 할 수 있는 최정은 이미 원 소속팀 SSG와 계약을 완료했다. SSG와 최정은 시즌 뒤 본격적인 비FA 다년 계약 협상에 나서 한 달 정도 서로의 의견을 조율했다. SSG는 4년 총액 100억 원 이상의 거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고, 최정 측도 총액에는 그렇게 큰 이견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풀렸다. 최정과 SSG 측은 4일 최종 협상에서 모든 협상을 완료했다.
다만 최정 측이 비FA 다년 계약보다는 FA 계약을 원하면서 일단 FA 자격 자체를 신청했다. FA 계약과 비FA 다년 계약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계약금이다. 어차피 4년간 받는 금액은 같지만, 선수로서는 계약금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일단 목돈을 당길 수 있고, 화폐 가치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시작할 때 많은 돈을 받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SSG도 단번에 많은 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고민이 컸고 구단 재정도 살펴야 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최정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협상이 마무리됐다.
SSG는 6일 최정과 협상 타결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시점상 1호 계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100억 원 이상도 확정됐다.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이번 FA 협상에서 총액 100억 원 이상을 받을 만한 선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를 고려하면 최정이 총액 기준 최대어가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남은 선수들의 거취도 최정 못지않게 흥미롭다. 최정의 경우 기본적으로 SSG에 남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던 반면, 나머지 선수들은 이적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어 오히려 보는 이들의 더 조마조마하게 관전할 수 있는 레이스다.
우선 보상 규모가 가장 큰 A등급(구단 내 연봉 1~3위, 전체 1~30위 선수, 보상 규정은 직전 연도 연봉의 200%에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 선수는 총 3명이다. 롯데 필승조의 핵심인 김원중 구승민, 그리고 선발 최대어 중 하나인 최원태다. 이중 롯데 마무리인 김원중, 그리고 젊으면서도 실적을 갖춘 최원태는 이번 투수 시장을 주도할 선수들로 관심이 크다. 이들의 몸값이 다른 선수들의 기준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업계와 구단은 계약 규모와 경쟁 여부에 관심을 모이고 있다. 만약 이들이 이적하면 20인 보호선수 외 1명도 이적해야 해 이적 시장에 스토리가 더 생긴다.
김원중의 경우 올해 성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롯데의 마무리로서 최근 5년간 좋은 성적을 낸 선수라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젊고 실적 있는 마무리라는 점은 인정할 만하지만, 당장 올해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56경기에서 25세이브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으나 피안타율(.250)이 한창 좋을 때보다 떨어졌고 6패와 6번의 블론세이브를 했다.
롯데는 김원중이 떠나면 사실 마무리 대안이 마땅치 않다. 여러 후보들이 거론될 수 있으나 마무리가 한 번에 만들어지는 보직은 아니다. 이 때문에 김태형 롯데 감독도 김원중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 롯데도 잔류시킨다는 대전제는 가지고 있다. 체질 개선을 하고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 속에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는데 여기서 마무리 투수가 빠지면 또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약 조건이 관심이다. 김원중 측으로서는 지난해 삼성과 계약한 김재윤(4년 58억 원)의 계약을 기준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구단들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 올해 불펜 FA가 적지 않아 김원중의 조건이 다른 선수들의 몸값에도 영향을 줄 개연성도 충분하다.
내년 만 28세인 최원태는 젊음과 실적을 주무기로 삼는다. KBO리그 통산 78승을 거둔,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다. 선발로 뛰면 10승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최원태의 나이에서 이 정도 경력이 쌓인 FA 매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 다만 후반기에 약한 모습도 있었고, 완벽한 대박의 조건에서 FA 시장에 나오지는 못했다. 분명 값어치는 높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장이 최원태가 원하는 조건을 맞춰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B등급은 총 9명이다. 임기영 장현식, 류지혁, 허경민, 엄상백, 심우준, 노경은, 하주석, 이용찬이 대상자다. 역시 최원태와 더불어 선발 최대어로 뽑히는 엄상백의 가치가 주목을 끈다. 엄상백 또한 10승을 거둘 수 있는 즉시 전력 자원으로 분류된다. 나이도 많지 않아 최원태와 더불어 이번 선발 시장을 이끌어나갈 선수다. FA 시장에 젊고 실적이 있는 선발 투수가 풀리는 경우가 사실 많지는 않기에 엄상백의 값어치에도 관심이 몰린다.
올해 좋은 활약을 하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장현식은 시간이 갈수록 FA 가치가 치솟은 대표적인 케이스다. 허경민은 3년 20억 원의 옵션 조항을 일단 실행하지 않고 시장에 나왔다. 두산이 허경민의 가치를 어떻게 재산정할지도 관심이다. 올해 홀드왕인 노경은은 SSG와 계속해서 비FA 다년 계약 협상을 해왔다. SSG 측의 제안도 굉장히 구체적이었던 만큼 SSG와 협상을 마무리할지, 아니면 타 구단과도 협상을 할지 주목된다. 하주석 이용찬은 팀 내에서도 핵심적인 선수로 뽑혔던 만큼 최근의 성적을 구단들이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오히려 보상 규정이 빡빡하지 않은 C등급 선수들의 거취도 흥미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상 선수 없이 보상금만 주면 된다. C등급은 서건창 김헌곤 김강률 우규민 임정호 김성욱 문성현이 해당된다. 대형 계약을 할 선수들은 아니지만 팀 내에서도 필요한 선수였고, 타 구단에서도 모자란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인데다 보상 장벽이 높지 않은 만큼 의외로 수요가 있을 수 있다.
한편 10명의 선수는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해 구원왕이었던 서진용은 지난해 시즌 뒤 받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올해 다소 부진했다. 다만 아직 많은 나이가 아니고,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든지 가치가 반등할 수 있다. 서진용도 마지막까지 고민한 끝에 일단 FA 신청을 내년으로 미루고 내년 재기를 벼르고 있다. 최주환은 FA 신청을 하지 않는 대신, 키움과 비FA 다년 계약을 했다. 키움은 최주환과 5일 키움과 2+1+1년 총액 12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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