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규 택지 4곳에 5만가구 공급한다… 서초 서리풀지구 2만가구 포함

김유진 기자 2024. 11. 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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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 발표
12년 만에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미래세대 위한 공공주택 공급
서초 서리풀지구 신혼부부 물량 55% 배정
신규 택지 인근 교통여건 개선 추진
신분당선 추가 역 등 검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택지에 주택 5만가구를 공급한다. 신규 주택이 들어설 후보지는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와 경기권의 고양 대곡, 의왕 오전왕곡, 의정부 용현 등 4개 지구다. 정부는 신규 택지에 2029년부터 주택 분양을 시작해 2031년 첫 입주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8·8 주택공급 방안 대책의 후속조치로 이 같은 내용의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참석했다.

신규 택지 후보지는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2만가구) ▲경기 고양 대곡 역세권(9000가구) ▲경기 의왕 오전왕곡(1만4000가구) ▲경기 의정부 용현(7000가구) 등 총 689만㎡(208만평)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것은 12년 만의 일이다. 의정부 용현을 제외한 신규 택지 후보지는 면적의 98~99%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의정부 용현 후보지의 그린벨트 면적 비중은 전체의 87%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양질의 주거와 일자리 제공이 가능한 서울과 서울 경계로부터 약 10㎞ 이내 지역 4곳에 5만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선정했다”며 “해당 지구들은 이미 훼손돼 환경적 보전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과 공장·창고 등이 난립해 난개발이 발생 중이거나 우려되는 지역으로 계획적·체계적 개발이 필요한 곳”이라며 설명했다.

◇서초구에 신혼부부 특화 공공주택… 20년 거주 후 분양 전환

서울 서리풀지구는 청년층·신혼부부에 특화된 공공주택 중심으로 고밀 개발된다. 정부는 이 지구에 공급되는 2만 세대 중 주택의 55%인 1만1000가구를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Ⅱ(미리내집)로 공급한다.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Ⅱ는 신혼부부가 집에 10년을 거주한 뒤 출생아 수에 따라 거주기간을 10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제도다. 20년 후에는 출산 자녀의 수에 따라 시세보다 최대 20% 저렴하게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오 시장은 “젊은층·신혼부부 등 미래세대를 위한 주택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육아 친화적인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신규택지 위치도.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는 고양대곡 역세권이 GTX-A(개통 예정), 3호선 등 5개 노선이 만나는 철도교통 요충지라는 점을 활용해 개발에 나선다. 대곡역은 복합환승센터 구축으로 교통 편의성이 대폭 향상되고, 역세권 중심으로 자족·업무시설을 중점 배치해 상업·문화·생활시설이 연계된 지식융합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의왕 오전왕곡은 자족기능 확보를 통한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직주근접 생활공간으로 개발된다. 이 지역은 지구 내 친수공간이 풍부해 정주환경이 우수하고, 인접한 과천지식 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유치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정부 용현은 군부대로 인해 양호한 입지여건에도 불구하고 주변 도심과 단절돼 오랫동안 개발이 되지 못한 곳이다. 국토부는 해당 지구 내 기존 도심에 부족한 문화·체육·자족시설 등 보완을 통해 주변에 개발 중인 법조타운과 기존 도심 등을 연계한 통합생활권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2026년 상반기까지 지구지정을 마친 뒤 2029년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첫 입주 목표 시기는 2031년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주택 공급에 최대한 속도를 낼 것”이라며 “지구지정을 하기 전에 보상에 들어가고, 지구지정과 함께 지구계획에도 착수하면 공급을 빠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여건 개선도 동반 추진…신분당선 역 신설 검토

국토부는 이번 신규 택지 공급 시 교통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규 역 개설 등 교통 여건 개선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우선 서울 서리풀 지구에는 신분당선 추가 역 신설을 검토한다. 현재 신분당선이 서리풀 지구를 가로지르는데, 신규 주택 공급 시 2만 세대가 들어와 교통난이 예상되는 만큼 중간에 역을 새롭게 만들 필요성이 커졌다. 또 이 지역에 신분당선, 3·4호선, GTX-C 등 철도와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을 구축한다.

고양대곡 역세권 지역은 펜타역세권(5개 노선 환승역)의 이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복합환승센터가 구축된다. 주변 지역 도로 혼잡 해소방안을 마련해 자유로·외곽순환도로·서울문산고속도로 등과 연계될 예정이다.

의왕 오전왕곡은 GTX-C, 동탄~인덕원선 등 철도의 연계가 강화된다. 국토부는 추가 역 신설을 통해 철도 이용 접근성을 제고하고, 분리된 사업지구 간 연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의정부 용현은 GTX-C, 7호선 연장선 등 철도역으로의 접근성이 개선될 예정이다. 주변 간선도로 및 교차로 교통체계도 개선해 교통량 분산도 추진된다.

국토부는 구체적인 지구별 개발방향은 입지 특성, 지자체별 특화계획, 주변 지역과 연계개발 효과 등을 고려해 지자체·전문가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수립할 때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가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일대 그린벨트 해제 및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한 5일 서울 서초구 원지동 개발제한구역 모습. /연합뉴스

아울러 국토부는 지구 및 주변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즉시 지정해 투기성 토지거래 등을 사전에 차단한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 취득 시 이용 목적을 명시해야 하고, 관할 시·군·구청장의 사전허가가 필요하다.

국토부는 올해 5만가구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 국민들이 선호하는 입지에 3만가구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발표될 신규 택지 후보지에는 서울 지역은 포함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그린벨트가) 해제될 곳은 없다”고 했다.

박 장관은 “선제적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안정적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는 만큼 서울, 경기도 등 지자체와 함께 젊은 세대에게 합리적 가격으로 우선 공급을 추진하고, 앞으로도 수요가 있는 곳에 양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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