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술 마신 것”…음주운전 중 ‘사망사고 뺑소니’ 친 20대 체포

전기자전거 운전자 추돌 후 도주…피해자 사망
오피스텔로 경찰 찾아오자 ‘술타기’ 시도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경찰 로고 ⓒ연합뉴스

음주운전 중 사망사고를 낸 뒤 뺑소니친 20대가 이른바 '술타기'까지 시도한 끝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오전 4시10분쯤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성남대로에서 SUV 차량을 몰던 중 전기자전거를 들이받은 뒤 뺑소니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중상을 입은 전기자전거 운전자 30대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목격자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윽고 사고 현장에서 약 1.5㎞ 떨어진 오피스텔에 주차된 해당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쯤 오피스텔 안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사고 후 A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오피스텔 내부에선 A씨가 사고 이후 빼낸 것으로 보이는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발견됐다. 또한 A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빈 술병 등을 보여주며 "집에 와서 술을 마셨다"고 하는 등 일명 '술타기'까지 시도했다. 술타기란,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일으킨 이가 도주한 뒤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마셨다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경찰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일련의 행위를 뜻한다.

경찰은 현장 정황증거 등을 통해 A씨가 집안에서 추가로 술을 마신 사실이 없음을 확인하고 음주운전에 관한 자백까지 받았다. A씨는 인근 주점 2곳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초적인 수사를 마치는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