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임 절차 불투명"…문체부, 정몽규에 사실상 사퇴 요구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5일 대한축구협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종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몽규 축협 회장에게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문체부는 이날 발표한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보고서에서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문책(징계)·시정·주의를 통보했다"며 "정몽규 회장에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부적정 등 기관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회장 등 관련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 7월 29일부터 △클린스만·홍명보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선임 △비리축구인 기습사면·철회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독 선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축구협회 규정상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추천하고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전력강화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회장 지시를 이유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을 실시했다"며 "홍 감독을 최종 감독으로 내정·발표한 후에 이사회에 서면으로 의결을 요구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적시했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해 정 회장과 상근부회장, 기술총괄이사 등에 대한 사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홍 감독 선임은 후보자 추천을 다시 진행하는 등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권고했다.

문체부는 보고서에서 필수 자격 미달에도 국가대표팀 코치를 부적절하게 선임하거나 문체부 승인 없이 축구종합센터 건립 대출 계약을 체결한 사실 등도 지적했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축구협회에 정 회장 등의 문책·시정·주의·제도개선을 통보했다. 축구협회는 문책(징계)의 경우 1개월 이내, 제도개선, 시정 등의 조치는 2개월 이내에 조치(의결)하고 보고해야 한다. 다만 재심의를 신청하면 문체부는 2개월 이내에 다시 심의한다.

한편 문체부는 이번 특정감사 기간 중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현대산업개발 직원의 축구협회 부적정한 파견 등의 의혹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로 감사해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