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 애 울음소리 부쩍 는 대구 비결 봤더니…일자리·주거·정책 삼박자 있었네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4. 11. 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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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출생아 수 증가 전국 최고 수준
일자리 늘면서 30대 고용률 크게 개선
30~34세 인구 유출도 지속적으로 감소
집값 하락으로 경제적 부담 해소도 요인
난임시술비, 소득제한 폐지 등 정책도 효과
올해 1월~8월까지 대구시의 출생아 수는 659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 늘어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진은 대구 수성구 다함께돌봄지원센터(사진제공-수성구청)
대구 달성군에 있는 2차전지 소재 기업에 재직 중인 김모(32)씨는 올해 초 대구에서 만난 배우자와 결혼을 했다. 김씨는 경기도 성남이 고향이지만 대구에 일자리가 생기자 대구로 전입했고, 대구에 정착하기 위해 가정을 꾸린 것이다. 김씨는 “대구는 물가도 저렴하고 주거비 부담도 수도권에 비해 훨씬 적어 결혼을 위한 경제적 부담이 크게 없었다”며 “빨리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싶어 결혼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고용 사정이 나아지고 결혼 적령기 인구(30~34세)가 늘어나면서 대구시가 저출생 극복 1번지로 주목받고 있다. 올 들어 대구의 혼인건수와 출생아 수 증가가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대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8월까지 대구시의 출생아 수는 659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가 늘었다. 이는 인천(6.5%), 서울(2.3%)에 이어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전국의 출생아 수는 15만 8609명에서 15만 8011로 0.4%가 줄었다.

대구의 혼인건수 역시 같은 기간 5370건에서 6260건으로 16.6% 늘어 대전(21.3%)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혼인 증가율은 12.2%에 그쳤다.

대구정책연구원은 대구시의 출생아 수와 혼인건수 증가가 일자리와 주거, 정책까지 삼박자가 갖춰진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일자리는 30대들의 경제활동참여율과 고용률이 크게 개선된 점이 꼽혔다. 대구에 거주 중인 결혼 적령기 인구(30~34세)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2020년 74.1%에서 지난해 78.3%로 4.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5.8%포인트가 상승한 대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대구의 고용률 역시 같은 기간 69.7%에서 76.3%로 6.6%포인트가 올라 대전(8.5%포인트)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일자리가 늘다보니 대구의 결혼적령기 인구도 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의 30~34세 인구 비중은 2023년 14만 6165명으로 2020년 13만 4656명 대비 2.77% 늘었다. 청년인구 유출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30~34세의 순 이동자 수(전입자 수-전출자 수)는 2020년 1676명이 대구를 더 빠져나갔지만 지난해에는 51명만 유출되는 데 그쳤다.

일자리 증가는 대구의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신산업 생태계 조성과 투자 유치 성과가 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한 2022년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투자 유치 기업은 37곳으로 투자 유치 금액은 9조 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대구시가 지난 10년간 유치한 투자 실적의 2배가 넘었다. 주거 요인은 대구지역 집값 하락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감소가 이유로 꼽힌다. 대구지역 아파트 전세 평균 가격은 2020년 3.3㎡당 1132만원에 달했지만 아파트 공급 과잉 여파로 인해 지난해 983만원에 그쳐 13%나 떨어졌다.

대구시의 출산 보육 정책도 저출생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소득제한을 전면 폐지해 모든 부부들에게 난임수술 시술비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 덕분에 대구시의 난임 지원 건수는 2022년 5230건에서 지난해 7817건으로 크게 늘었다. 2021년 40개소에 불과했던 온종일 돌봄 시설도 지난해 151개소로 늘리는 등 보육 정책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 원장은 “청년 고용률 증가와 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정주여건, 미래 신산업 육성 등이 결혼과 출생아 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구가 청년이 모이고 정주하는 청년 1번지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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