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예정 토지’로 속여 5천억 편취… 케이삼흥 회장 또 구속

피해자 2천여명…영업책 등 19명은 불구속 송치

게티이미지뱅크

개발 예정 토지라고 속여 피해자 2천여명 규모의 ‘폰지 사기’(돌려막기 방식)를 벌인 부동산 투자플랫폼 업체 회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부동산 투자플랫폼 업체 ‘케이삼흥’ 김현재 회장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지사장·상무·이사 등 주요 영업책 등 1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2021년 설립된 케이삼흥은 정부가 개발할 토지를 미리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보상금을 받는 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김 회장은 “토지보상사업을 통해 80∼250%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투자금의 5∼8%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고 속이는 방법으로 2021년 9월10일부터 올해 4월12일까지 피해자 2209명으로부터 5281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전형적인 폰지사기로 규정했다. 김 회장 등이 개발사업 구역 내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는 확인되지만 보상일과 보상금액을 알 수 없는 토지였고 개발사업 대상이 아닌 일부 토지에 대해서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그러면서 투자금 대부분을 ‘기존 투자자’에게 원금과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5천억원 중 80%는 기존 투자자의 원금을 보장해주고 더 많은 투자를 끌어내는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은 법인 차량 구매 비용,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소비한 사실도 밝혀졌다.

김 회장은 2007년에도 개발이 어렵거나 경제적 가치가 없는 토지를 개발 가능한 용지로 속여 토지 매매대금을 편취(일명 기획부동산)해 실형을 받은 전력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범행 당시 사용했던 법인명(삼흥)을 사용하고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뒤 개발 예정인 토지라고 속이는 등 과거 수법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3월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전국 경찰관서에 접수된 147건의 사건을 병합해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142억원 상당의 범죄수익도 기소 전 몰수 보전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