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27건 위법 및 부당사항 적발...문체부 "부당 보조금 환수 요구" (종합)

권수연 기자 2024. 11. 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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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지도자 선임 절차 및 각종 행정처리 과정에서 위법, 부적절한 행위가 밝혀진 대한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문체부는 5일 정부서울정사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최종 브리핑했다. 

축구협회에 대한 문체부 감사는 지난 7월부터 실시됐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특혜 논란이 도화선이 됐다. 이미 10월 초 한 차례 열렸던 중간 브리핑을 통해서는 홍명보 감독과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규정이 다수 위반되었음을 밝힌 바 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

이 날 브리핑을 실시한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정몽규 회장을 포함해 협회 관계자들을 대면 및 서면 조사한 결과 부적정한 행정처리와 불합리한 업무 관행을 확인했다"며 "총 27건의 부당한 사항이 확인되어 문책, 시정, 주의를 요구하거나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 자리는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이후 5개월 동안 공석이었다.

그러나 홍 감독을 선임할 당시 정식적인 선임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비공식적 면담을 거쳤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후 이임생 이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홍명보 감독의 선임은 전적으로 자신의 결정이라 말했다.또 당시 홍 감독을 독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달 24일 열린 국회 현안 질의를 통해서 당시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이 면담 자리에 동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위증 논란까지 겹쳤다.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이임생 총괄이사(우측)

이후 국회에 홍명보 감독 특혜 논란에 대한 국민청원이 올랐다. 청원 동의가 5만명을 돌파한 후 문체부가 축구협회 감사에 나섰다. 

최 감사관은 이 날 브리핑을 통해 홍명보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절차 과정이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최 감사관은 "홍명보 및 위르겐 클린스만 등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는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추천하고 이사회가 선임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정상적인 선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감독 선임 당시 전강위를 무력화시키고 2차 최종면접을 권한이 없는 회장이 직접 했다. 이사회 선임절차도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또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당시에는 회장의 지시라는 이유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불투명 및 불공정한 면접을 했고,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며 "홍명보를 감독으로 내정 발표하고 이사회 서면 결의를 추진해 형식적인 운영을 했다. 이에 선임 문제를 지적하자 축구협회 측은 허위 자료를 배포해 축구협회를 신뢰하는 국민들을 기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 이하 상근부회장, 기술총괄이사 등 관련인 3명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비리축구인 기습 사면 당시 사과하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또한 홍명보 감독에 대해서도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만큼 전강위에서 감독 후보자를 재추천해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을 포함, 절차적 하자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문체부는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 선임 절차의 문제성과 더불어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부적절성, 축구인 기습 사면에 대한 문제, 축구지도자 강습회 불공정 운영 등 축구협회의 방만하고 부적정한 행정처리를 모두 지적했다.

최 감사관은 "정몽규 회장은 정관에 따라 축구협회를 대표 및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며 "그 외 사면업무처리의 부적정,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허위 신청 및 차입 절차 위반, 무자격자 지도자 선임 등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이 있음을 감안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건립중인 천안 대한민국 축구 종합센터

축구협회는 올해 초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며 문체부 승인을 받지 않은데 이어 추가 자료 제출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말, 천안축구센터 건립 예산 마련을 이유로 615억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후 7월 말까지 약 8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당초 같은 달 알려졌던 3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 축구협회는 77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사무공간을 만들지 않기로 한 협의를 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교부결정 취소 및 보조금 환수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축구협회는 문체부 조치 요구에 따라 1개월 이내 징계 의결을 하고, 2개월 내에 제도개선과 시정 조치를 취해야한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천안축구종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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