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이어 된장·간장 문화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되나

韓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될 듯
내달 파라과이서 최종 결정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3월18일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전통 장 담그는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메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콩을 발효해 만든 된장과 간장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장(醬)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유네스코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정부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 기구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평가 기구의 권고가 무형유산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뒤집힌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최종 등재가 유력하다. 최종 등재 여부는 12월 2~7일 파라과이에서 열리는 19차 무형유산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콩 재배부터 메주 만들기, 발효 및 숙성 등의 과정을 거쳐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내는 전통 음식 문화 중 하나다. 장은 삼국시대부터 만들어 즐겨 먹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왕실에 장고(醬庫)를 두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특별히 관리할 정도로 중시됐다.

특히 메주를 띄운 후 된장과 간장을 만들고, 지난해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새 장을 더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독창적 특징으로 인정받고 있다. 평가 기구는 한국의 장 문화를 "밥과 김치와 함께 한국 음식 문화의 핵심"이라 언급하며 각 집안의 장 맛이 다르고 그 속에 가족의 역사와 전통이 담겨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의 장 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한국은 총 23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부터 판소리(2003년), 김장 문화(2013년), 한국의 탈춤(2022년)까지 다양한 문화유산을 등재해왔다. 중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무형유산을 보유한 국가다.

유네스코는 문화 다양성의 원천인 무형유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인류무형문화유산 제도를 운영한다.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국가적·국제적 협력을 장려하고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2026년 '한지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 등재에도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