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중한 엄마 살해한 중학생, 촉법소년 주장… 징역 20년 확정

친어머니를 살해한 10대 중학생이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자신을 꾸짖었다는 이유로 친어머니를 살해한 10대 중학생이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5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법원3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지난 4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중학생 A군(15)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A군은 지난해 10월1일 오후 5시34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한 주거지에서 야단치던 어머니 B씨(47)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은 주거지인 아파트 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자 짜증을 냈고 A군은 경찰서까지 찾아가 소음 신고를 했다. 이후 해당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남을 배려하지 않고 왜 네 권리만 주장하느냐"며 아들을 혼냈다. 꾸중을 들은 A군은 격분해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B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1심은 A군에게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을 선고했다. 재판은 A군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A군의 유죄를 평결했다. 1심은 "피고인은 지속해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이나 피해자 탓을 하는 내용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군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정신질환을 이유로 심신상실·미약 등을 주장했다. 또 정신감정을 위해 입원하는 동안 다른 가족에게 "촉법소년이라 빨간 줄 안 그어진다"는 취지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국립법무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A군의 심신상실 내지 심신미약으로 인정될 정도의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군 측은 항소했지만 기각됐고 대법원에서도 원심을 인용해 징역 20년을 확정했다.

장동규 기자 jk31@mt.co.kr